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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ug 09. 2024

'검은 월요일', 이거 아나?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검은 월요일(Black Monday)'로 정했어요. 지난 5일 국내 증시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대폭락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가 9% 가까이 폭락하면서 2400선을 겨우 지킬 수 있었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됐죠.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폭을 찍은 것입니다. 

신문과 방송은 이 사태를 두고 '검은 월요일'이라고 칭했습니다. 월요일 증시가 대폭락을 맞이할 경우 흔히 검은 월요일이라고 부르는데요. 검은 월요일은 보통 1987년 10월 19일 뉴욕 증시가 개장 초반부터 대량의 팔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하루 만에 508포인트(22.6%)나 폭락한 사건을 말합니다. 사건 당시가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이를 두고 검은 월요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죠. 

사실 세계 대공황이 초례됐던 1929년 10월 28일 월요일, 뉴욕 증시가 12.6% 하락하자 주요 통신사와 신문들이 검은 월요일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1987년의 주가 하락폭은 1929년에 비해서도 2배 정도가 큰 수치였고, 이 주식 파동으로 인해 일본, 영국, 싱가포르, 홍콩 시장의 주가 폭락을 가져와 전 세계적으로 1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증권투자 손실을 초래했습니다. 그 이후로 주기적인 주식시장 폭락이 전 세계에서 반복되자 검은 월요일은 시장의 과도한 쏠림이나 구조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시장의 급락을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됐죠. 


지난 5일 국내 증시도 검은 월요일이라고 지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폭락했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2600선과 2500선을 차례로 내줬습니다. 시장이 힘없이 주저앉자 거래소는 오전 11시께 사이드카를, 오후 2시께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습니다. '사이드카'는 주식시장 프로그램매매를 제한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이고,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직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분간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한 것은 코로나 시기였던 지난 2020년 3월 이후 5년 5개월 만이자 사상 세 번째입니다. 


주식 매매를 일시정지 한 후 거래를 재개하자 투자자의 '패닉셀링(공황매도)'이 이어지면서 지수가 10% 넘게 내려 잠깐 동안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습니다. 코스피, 코스닥에서 이날 하루 사라진 시가 총액은 235조 원에 달했죠. 국내 증시 외에도 아시아 증시 전반이 유사한 흐름을 보였는데 일본 니케이지수도 12.4% 폭락했고, 대만 증시도 8.35%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유로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심을 지목했습니다. 그 밖에 엔비디아 신제품 출시 지연, 중동 정세 불안,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 등이 맞물리며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죠. 


다만 폭락한 증시가 하루 만에 크게 반등했는데요. 장이 지나치게 하락하자 저가에 주식을 매수하려는 사람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당분간 증시가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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