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 상식 용어를 '난카이 대지진'으로 정했어요. 지난 8일 오후 4시 43분께 일본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9일에는 일본 도쿄 서쪽 수도권 지역인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고, 10일에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67km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19일에는 이바라키현 히타치시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일어났죠. 일본에 연일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약 100년 주기로 찾아온다는 난카이 대지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난 뒤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7일 이내 거대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 커졌다"며 주의보 발령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피난소를 지정하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중앙아시아 순방을 위한 출국을 전격 취소하는 등 일본 열도가 긴장에 휩싸였습니다. 특정 지역에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전 주의 정보를 발표한 것은 일본 역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난카이 대지진'은 일본 역사상 수백 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던 대규모 지진입니다. 특히 일본 서부와 남부 해안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는데, 이 지진은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서 빈번하게 일어난 것으로 기록돼있습니다. 난카이 트로프에서는 그간 100~150년 간격으로 규모 8~9의 대지진이 발생해왔는데,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은 1946년 규모 8의 쇼와 난카이 지진으로 당시 1400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한 바 있습니다. 일본 문부고학성 지진조사위원회는 향후 30년 이내 이 일대에서 규모 8~9의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80%로 예측했죠.
난카이 트로프는 일본 남부 해안에 위치한 해양 지각 경계선입니다. 필리핀 해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서서히 삽입하는 경계지역에 위치해있죠. 필리핀 해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밀려들어가는 과정에서 압력과 에너지가 축적되는데, 판이 더 이상 힘을 견디지 못하는 순간 에너지는 한계점에 도달하고 그 압력이 갑작스럽게 해소되면서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진 발생을 예측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일본 정부와 학계는 다양한 모델과 데이터를 활용해 대지진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교토 대학 방재연구소의 니시무라 다쿠야 교수는 GPS 등의 위성에 의한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8일 지진 이후 지각의 움직임을 분석했습니다. 그는 약 80년 전 난카이 해구에서 발생한 쇼와 난카이 지진 발생 이래 이 지역의 긴장이 계속 쌓여 이미 규모 8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가 축적돼 있다고 봤습니다.
일본 기상청이 1904~2014년 규모 7 이상의 지진 1437회를 분석했을 때, 진원 50km 이내에서 규모 7.8 이상의 대지진으로 연결된 경우는 일주일 사이 6회로 조사됐습니다. 산케이신문은 "후발 대지진의 발생 확률이 약 0.4%로 평시(0.1%)를 웃돈다"며 "지진학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여러 맥락에서 예측했을 때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대지진 주의보를 발령한 것입니다.
우려와 달리 다행스럽게도 대지진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오후 대지진 주의보를 해제했죠.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번에는 무사히 지나갔지만, 언제 다시 큰 지진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