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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Mar 31. 2021

정용진 '선전포고'에
신동빈의 반격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의문의 1패’를 당했습니다. 유통 라이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 방 먹였거든요. 


프로야구 SSG 랜더스를 인수한 정 부회장은 이날 새벽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에서 “야구단을 가진 롯데그룹을 많이 부러워 했다”면서도 “(롯데그룹이) 가치 있는 것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걔네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신세계 콘텐츠와 야구를 결합하겠다. 스타벅스 커피를 주문하면 관중석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도 개발 중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SSG의 목표를 “우승”이라고도 못 박았습니다. 프로야구를 통해 유통·쇼핑 매출 확대는 물론 성적도 내겠다는 뜻입니다.

지난 9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연습경기 장면. 국제신문DB

시범경기 성적만 보면 정 부회장이 웃을 처지는 아닙니다. 1승 5패로 최하위를 했거든요. SSG의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는 어깨에 미세한 통증을 느껴 내달 3일 개막전 출전도 불투명합니다. 정 부회장에게 일격을 당한 신 회장이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은 딱 하나. 창단 40주년인 올해 정규리그 제패입니다. 롯데는 최동원·염종석의 역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을 하고도 정규리그 1위를 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봄데’ ‘꼴데’와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의 ‘DTD’. 


그래도 부산의 야구사랑은 각별합니다. ‘부산 갈매기’ 떼창과 봉다리 응원은 세계적인 명물. 이대호 선수의 별명이 ‘빅보이’ ‘돼호’ ‘돼랑이’부터 ‘거인의 자존심’ ‘치타호’ ‘천만배우’에 이르기까지 줄잡아 10개가 넘습니다.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은 무한 애정의 상징. 


사직구장 가는 택시를 타면 기사님에게 허구연 해설위원 뺨치는 강의를 듣는 도시가 부산입니다. 관중석에선 “손아섭 최근 5경기 타율이 000이야”와 같은 정보를 쉽게 득템합니다. 치맥을 즐기다 옆자리의 낯선 사람과 형·누나가 됩니다. “마!” “쌔리라!” “아주라!”는 추임새. 올해는 롯데가 코로나19에 지친 부산갈매기들을 위로할 차례입니다. “제발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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