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보이'의 피해자들

by 연산동 이자까야

6일은 일본에 원자폭탄(리틀보이)이 투하된 지 76년 되는 날. 5일 경남 합천에선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2016년 5월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이 피폭자의 후손(2·3세)은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신문이 ‘피폭자 증언서’ 316건을 단독 입수해 분석했더니 피폭 1세의 자녀 상당수가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피폭 1세의 48.4%(146명)가 “후손(2세)도 아프다”고 증언.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 히로시마에 살던 A 씨의 사연은 기가 막힙니다. 그의 큰 아들은 10여 년 전 간암으로 사망.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눈이 아프고 치아 상태도 좋지 않아 이가 빠졌다. 나도 아들과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정도였다. 손·발톱이 뒤틀리고 툭하면 동상에 걸렸다. 군데군데 살갗이 벗겨졌다.” 증언서에는 기구한 사연이 넘칩니다. “자식들이 고혈압·뇌경색에 걸렸다” “아들 딸이 젊은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 “큰 아들이 원인 모를 면역결핍증·피부병·고혈압에 걸려 때문에 괴롭다” “큰 딸이 난임으로 시댁의 구박을 받았다”….


21764_1628154076.JPG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이 경남 합천군 원폭피해자 위령각을 소개하고 있다. 국제신문DB


국제신문이 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 후손회 회원 540명의 신상카드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합니다. 절반이 넘는 287명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질환을 달고 살더군요. 25.7%(74명)는 근골격계 질환(74명·25.7%)을 앓고 있었습니다. 피부병(아토피) 19.1%에 이어 ▷천식·기관지 질병 12.5% ▷방사성 물질 노출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갑상선 환자 7.6% ▷고혈압(4.44%) ▷뇌 질환(1.85%) 순.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원폭 피해 유전은 이미 입증됐다. 유전자가 손상되고, 이 손상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건 의학계에서 광범위하게 받아 들이는 상식”이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에야 피폭의 영향이 유전되는지를 검증하는 연구를 한양대병원에 의뢰했습니다. 우리 곁에는 ‘아픈 역사’가 여전히 많습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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