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직업의 귀천

by 미국의 할배

예로부터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자기와 가족의 생존을 위해서 하는 일에는 귀하고 천함으로 구분 지울 수 없고 모두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직업의 귀천을 따지던 시대가 있었는데, 가까운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일부 직업은 천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현대에서는 귀하고 천하다고 표현을 하지 않지만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마다 그 정의가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직업이란,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으며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힘이 적게 들면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사회에 이익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일들이라고 정의해 본다. 이렇게 좋은 직업이 있는 반면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데 그런 일들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고 병들게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일들이라고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에는 좋은 직업으로 분류되어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일부 직업에서 그 이미지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들이 있다. 그 맨 일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 일부 정치인과 종교 지도자가 아닐까? 한다. 특히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요즘에는 그런 현상들이 뚜렷이 보이는데 자신과 자기편의 이익을 위해서 정의와 양심을 저버리고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왜 그럴까?


본래의 이런 직업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이익을 주기 위해 봉사와 자기희생을 하는 직업이었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사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것들이 변질되어서 일반 사람들보다도 더 많이 자신과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고, 보통 사람들은 낯부끄러워서 한 번도 하기 어려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거나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도덕적으로 더 타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사람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타락과 변질은 그 사회를 급속하게 변화시키는 파급력이 크다.

그러면 왜 이렇게 사회와 사람들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이 바로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거짓말과 불법을 저지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다음에 반드시 투표를 해서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데,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다시 투표를 하니 그런 일들이 반복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번 물의를 일으킨 종교 지도자는 성도들이 단호하게 배척을 해야 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그들이 저지른 행위까지도 좋게 바라보는 시각으로 용서를 하니 그런 종교 지도자가 계속 나오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정이 많은 민족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과잉 방어, 과잉 수사라는 단어가 마치 자신이 선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포장되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져서 결국에는 전체 사회 구성원에게 그 피해가 가게 될 것이다.


물론 억울하게 처벌받거나 지은 죄 이상으로 과도하게 벌을 받는 것은 안되지만 사회에 영향력이 큰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은 죄에 합당한 벌을 받도록 하는 것은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사항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불법으로 국민이 아닌 자기와 자기편을 위해서 우리나라 사회에 혼란을 일으킨 사람들에게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미국 이민에서 느끼는 것들(재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