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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

by 미국의 할배

우리는 모두 이솝 우화 중 하나인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매일 황금알을 하나씩 낳는 거위를 키우던 농부는, 하루에 하나씩 얻는 것이 너무 느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거위의 배 안에 많은 황금알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믿고, 한꺼번에 모두 얻기 위해 거위를 죽여 배를 가릅니다.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매일 얻던 황금까지 잃게 되죠. 이 이야기는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단지 이솝 이야기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1세기에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부 대기업의 고액 연봉을 받는 노동조합 지도자들이며, 이에 동조하는 일부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미 경쟁 기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임금 인상과 회사와 무관한 정치적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일삼고 있습니다.


물론,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노동착취나 인권 침해가 있을 경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활동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입니다. 또한 부당 해고나 기업의 경영 실패로 인한 피해에 맞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 또한 옳은 일입니다. 기업이 있어야 노동자가 있고 노동자가 있어야 기업이 생존합니다. 즉 기업과 노동자는 싸우고 투쟁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 돕는 공생의 관계입니다.


그러나 이미 높은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기업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고, 무리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다면, 이는 기업의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결국 문을 닫거나 인건비가 저렴한 다른 나라로 이전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일부 노조가 임금이나 복지 문제뿐 아니라 정권 퇴진과 같은 정치적 목적을 내세우며 회사와 무관한 투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다니는 회사는 단지 오늘의 내 월급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자녀들의 미래 일자리를 담보하는 기반이자, 국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경제의 주요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며,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친 임금 인상이나 복지 요구는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사업을 접거나 외국으로 이전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의 나와 미래의 우리 자녀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업이 벌어들이던 수익이 사라짐으로써 국가 경제 전반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월급을 조금 더 받기 위해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키우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은 나 혼자만의 피해로 끝날 수 있지만, 정작 회사를 망하게 하거나 외국으로 떠나게 만든다면 이는 나뿐 아니라 내 자녀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일입니다.


일을 하지 않고도 남들처럼 잘 살고 싶다거나, 부자의 자산을 나누어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가난해지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사례를 겪은 다른 나라들을 통해 그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계속 살아남아야 나도 살고, 우리 가족도 살며,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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