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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by 미국의 할배

주말에는 한국 여자 프로 골프 대회를 시청했습니다. 겨울 시즌을 제외하고 매주 열리는 이 대회에는, 우승 상금이 2억 원에 가까운 큰 금액이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매주 열리는 대회는 프로 자격을 가진 여자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일반인에게는 전혀 접근할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물론 한국 남자 프로 골프 대회나 세계 남녀 프로 골프 대회도 있으며, 이들은 상금 규모가 훨씬 큽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이 모든 대회가 프로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닫힌 세계라는 것입니다. 실력으로 상금을 얻는 프로 골프, 테니스, 당구 같은 스포츠가 있는가 하면, 축구·농구·야구처럼 구단 소속으로 연봉을 받는 스포츠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세계는 해당 리그의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누구든 원하는 일을 시도할 자유를 가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는 의미일 뿐, 누구에게나 무조건적으로 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기 위해선, 보이는 자격과 보이지 않는 기준들을 통과해야 합니다. 시험을 통과하거나, 실력을 증명하거나, 때로는 기존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단 그 리그의 일원이 되면,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세계와 기회, 그리고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상상 이상의 금전적 보상일 수도 있고, 사회적 명예나 존경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스포츠 분야만이 아니라, 의사·변호사·정치인 같은 전문직과, 심지어는 룰이 명확하지 않은 상류 사회의 문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세계에 진입하려면, 보통 젊은 시절에 실력을 쌓고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가능하긴 하나, 이미 수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과 늦게 시작하여 경쟁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라면, 자신이 정말 원하는 리그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거기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의사나 법조인이 되길 원할 수 있고, 학자나 예술가, 또는 특정 기업의 구성원이 되길 바랄 수도 있습니다. 또 운동이나 음악 같은 예체능 분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각 리그마다 제공하는 ‘파이’의 크기는 다릅니다. 어떤 파이는 돈, 어떤 파이는 명예, 또 어떤 파이는 사회적 영향력일 수 있습니다. 어떤 파이를 원하는지는 자신의 꿈과 인생의 방향에 따라 다르며, 그에 따라 목표를 정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그 리그에 일원이 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같이 파이를 나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의 노력과 희생은 하지 않고 남이 열심히 피땀 흘려 누리는 파이만 크게 보여서 그 파이에 눈독을 들이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회의 균등을 잘못 이해하고 결과의 평등만을 외치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더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더 많은 파이를 가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같은 파이를 원하면 그 파이를 나눌 수 있는 리그에 합류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일단 원하는 리그의 구성원이 되면 남들이 상상조차 못할 기회와 보상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들의 무대에 서지 못하고 그저 박수 치는 관객의 위치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관객으로써의 나의 위치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내가 특정 리그의 멤버가 되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그 달콤한 열매를 원한다면, 젊은 시절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단순한 꿈만으로는 안 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계획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다 보면, 어느 날 ‘그들만의 리그’가 어느덧 ‘나의 리그’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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