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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그리고 국민

by 미국의 할배

최근 세계정세를 보면, 과거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념 대립 이후로 지금처럼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대립이 극심했던 시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각 나라가 두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가 옳다고 주장하며 싸우는 모습은, 마치 하나의 나라가 두 개로 나뉜 듯한 인상을 줍니다. 물론 여기에는 종교, 인종, PC 즘, 워키 즘, 빈부의 격차 등 여러 갈등들이 함께 나누어져 좌우의 대립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보수(우파)"는 전통과 질서, 안정을 추구하며, 시장 중심의 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가족과 종교, 국가 중심의 사회관을 지향합니다. 정치적으로는 질서 유지와 안정된 사회를 목표로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진보(좌파)"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려 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복지를 강조하며,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정치적으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입장은 서로 상반되어 보이지만, 사실은 한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모두 필요한 가치들입니다. 오히려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친 사회나 국가는 균형을 잃고 결국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보수와 진보는 왜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를 조롱하고 비난하며 싸워서 이겨야 하는 사회가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는다면, 정치인의 갈라 치기와 언론의 편파 보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정권을 잡는 자리에 따른 이익이 너무 크다 보니, 국민 전체를 위한 정치보다 정권 획득을 위한 선동과 편 가르기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치인은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여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해서 자기의 우월성을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국민에게 유익한 일을 함으로써 그 결과를 가지고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정치와 함께 언론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언론은 어느 한쪽 편에 서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양쪽의 주장과 정책을 균형 있게 보도해야 합니다. 언론이 권력의 달콤한 열매를 함께 얻기 위해 한쪽을 편드는 순간, 국민은 진실을 잃고 국론은 분열될 것입니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고 협력하기 위해 존재하는 두 날개입니다. 한쪽 날개만으로는 결코 멀리 날 수 없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인도, 언론도 아닙니다. 바로 깨어 있는 국민입니다.

국민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정치와 언론도 제자리를 찾습니다. 감정적 편 가르기와 비난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좋은 것은 배우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더 넓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보수의 좋은 점을 진보가 배우고, 진보의 장점을 보수가 받아들일 때, 그 사회와 국가는 진정한 의미의 발전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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