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
떨리는 발자국
신음하는 손잡이
『고객님은 지금 서울 메트로
행복 열차를 타고 계십니다.』*
행복 열차에 행복한 건
열차뿐인가 보다.
우리가 인상을 쓰는 건
창문 사이로 비치는 햇살보다
두 눈 사이로 비치는 휴대폰을 바라보는 탓
우리가 피곤한 건
떨리고, 신음하는 지하철의 소리를
이어폰으로 막은 탓
눈을 감으면 들리는 지하철의 소리
눈을 뜨면 보이는 따스한 햇살
세상은 우리를 위해
온몸을 받치는데
왜 우리는 웃지 못할까.
*1호선 지하철에 쓰여있는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