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이유
송골송골 맺힌 땀 사이에서
뚝, 뚝, 눈물이 떨어진다.
두 뺨에 흐르는 게
땀인지 눈물인지 알 길이 없다.
슬픔의 눈물도,
기쁨의 눈물도 아닌,
이 눈물의 정체를 알 길이 없다.
-울고 싶어-
나지막이 세상에 외친다.
-너무 힘들어서-
그럴듯한 변명을 지어내고
송골송골 맺힌 땀이 나를 변호한다.
알 길 없는 눈물의 원인은
힘듦이 되어
아무도 더 이상 눈물의 원인을 묻지 않는다.
눈물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내 가슴속에서,
뚝뚝 떨어졌다가
다시 증발해서, 구름을 만들어,
계속 내 안에서만 돈다.
구름이 무거워지면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어
가슴은 답답해져만 가는데
나는, 이내
펜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