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가 만든 백색소음 들으며
마모되는 시간을 달리는 열차
무음의 코믹영화에 취한 체
단잠에 빠져든다
다 닳아 뼈만 남은 앙상해진 열차
모자라고 마모된 영영 올 수 없는
바퀴를 떼어놓자 조용해지고
떼어낸 바퀴를 적재한다
종착지를 향해 내내 시간은 이동하나
공터와 버려진 열차 굴러가지 않는 바퀴
오직 산화되는 속도로 고철만 달린다
떼어내고 싶은 기억보다 더 이상
붙일 기억도 없는 텅 빈 바퀴에 휑하니
바람이 쓸어간다
기억 가진 뼈들처럼 구멍이라도 생기면
입에 대고 뿔피리 기차경적 울려본다
아직까진 잘 나간다는 소리가
꿈에 닿아 얼른 깨어 하차한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Brigitte Werner님의 이미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