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게 살자

by 조덕현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나에게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많이 남는 것이 있을 것 같은데 하나도 남는 것이 없다. 이것이 인생이다. 남이 하자는 대로 다 들어주니 역시 나에게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나에게도 남는 것이 있어야 내일을 향해 살아 갈수가 있다. 무언가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어야 일할 활력소를 갖게 된다. 꿈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거리가 있어서 그것을 실현 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나같은 경우는 버섯채집을 하러 가는 경우 미기록종의 버섯을 찾으면 된다. 버섯이 하나라도 발견하는 것이 조그만한 꿈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마음속의 잔잔한 물결이 일어 나도록 해주는 것이면 된다. 내마음속의 꿈이 나를 내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면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잠시나마 나를 먼 나라의 미지를 찾아가는 것이면 된다. 떠들어 되면서 꿈을 실현하는 것만이 위대하고 훌륭한 것이 아니다. 내마음속의 잔잔한 물결이 일어나도록 하는 힘이 되어주면 된다. 남이 깨닫지 못하는 아주 작디 작은 끈이 되는 것이면 된다. 세상이 요란하고 시끄럽지만 그것도 내면속으로 자꾸 들어가면 그저 그런 것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내면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속이라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거창한 꿈이 거창한 성공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꼭 우리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진정한 꿈의 실현은 자기만이 아는 것이다. 꿈을 꾸면서 살면서도 내가 무슨 꿈을 꾸면서 사는지 모르는 삶을 살고 싶다. 지나고 나면 꿈속에서 살았구나 느끼면 그 얼마나 행복하지 않을 가를 생각한다.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멍하게 살아가는 삶이 어찌면 행복한 삶이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면서 산다는 것이 따분하게 느낄지 모르지만 그런 생활이야말로 나를 참다운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금은 남들이 어찌 저렇게 멍하게 살지 생각할지 몰라도 본인은 아무 생각없는 멍한 생활에서 진정 인간의 진실을 만끽하면서 사는 것이다.

멍하게 산다는 것은 세상만사 다 잊고 산다는 의미는 아니다. 멍한 생활 속에서 나만의 꿈꾸는 세상을 사는 것이다. 잊어버린 세월의 속에서 내가 몰랐든 사람이 튀어나와 나의 짧디짧은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끄집어 낼 수도 있다. 순간의 생활이 나에게 과거로부터 온갖세상만사를 불러온다면 그또한 즐겁지 않은가. 한참 잊고 살다가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의 실마리로 발전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잊어야하지 하면서 잊지 못하고 자꾸 뇌리를 맴도는 것들을 다들 가지고 있다. 잊는 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그럴수록 더 뇌리를 싸고 도는 것이 인간의 뇌다.

잊지 못하는 억울한 일이 있다면 잠시 생각의 건너편으로 보내보자. 기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먼 하늘위에 올려놓고 즐거운 그 시절을 반추하여 보자. 내가 멍한 생활의 한 모퉁이를 비어놓아서 처치할 수 없는 일들을 그 공간으로 밀어 넣자.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은 흐르는 강물처럼 저 멀리로 떠내려 간것이다. 떠나 간것은 되돌아 올수가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안다는 것은 텅빈 멍한 마음속에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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