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by 조덕현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기의 마음을 어느 한곳에 의지하려는 속성이 있다. 외롭고 슬플 때는 인간이면 언제나 겪게 되는 일상생활중의 하나다. 언제나 그리웁고 가고 싶은 곳이 아득히 머리에 떠오르는 마음의 안식처를 누구나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고향을 그리는 노래를 부르고 고향에 있는 부모형제를 떠올리게 된다. 누구나 하나쯤은 마음과 가슴에 품는 그리움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되기도 한다. 어릴적 소풍가든 사찰(절)이 있다. 마을에서 상당히 먼곳에 있었고 상당히 큰 사찰이었다. 우리집에서 문틈으로 눈을 대고 바라보면 보슬비가 내리는 날은 안개속에 갇힌 그 사찰을 그려본다. 어릴적에는 그절로 소풍가는 것이 굉장히 좋았다. 어린 우리에게는 그절로 가는 길이 굉장히 멀고 험한 길이다. 마음이 괸스리 말할 수없고 떨리고 괸히 불안한 때에는 안개속의 그절로 가는 길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를 받든 때도 있었다.

영국의 레딩대학의 큰 느티나무 밑에서 오늘은 어디로 갈까 망설이든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시간이 남아서 망설이든 때가 있었다. 그때는 왜 그다지도 마음이 서글프고 울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는 지금 어디로 나의 마음을 안정 시킬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그러나 어디에도 딱히 갈만한 곳이 없을 때 얼마나 마음속 깊이 울었는지 모른다. 독일에 처음 갔을 때의 일이다. 독일은 가을의 오후 3시경이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무얼 사먹으려니 사먹을 만한 곳이 없다. 유럽은 오후 3시경이면 어두 어둑하여져서 마음의 으스스함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저녁거리를 사먹을 만한 곳이 없다. 주유소에서 간단한 식료품을 팔기도 한다. 기숙사 옥상에서 사방을 보니 무슨 성당인가 생각되는 돔 형식의 거물이 2개가 있었다. 그곳에 있는 수녀님등을 생각하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돔 형식의 건물은 교도소라는 것이다. 오후에 해가 일찍 지는 유럽의 오후의 거리 풍경은 을씨년 스럽다. 아무리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꼭 어딘가로 가서 불안을 떨쳐버리고 싶을 뿐이다.

명절이 닥아오면 해지는 저녁 길을 총총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자기를 반겨줄 가족이 집에서 기다린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다. 거기에다 양손에 가족이 좋아할 물건을 양손에 들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것은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안식처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그리워하는 마음의 고향이 있다. 편안한 휴식처가 언제나 그리워 지는 것이다. 비록 그곳이 좀 불편하고 누추한 곳이라 하여도 그곳으로 가고 싶은 인간의 마음이 있다. 그곳에는 그리운 부모님이 뚝배기에 보글 보글 끊는 된장찌개를 끊여놓고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생각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은 푸근하여진다.

현대는 고향을 떠나 사람들이 동서남북으로 떠돌아 다녀도 언젠가는 마음의 안식처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비슷하다. 외롭고 쓸쓸하면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나고 그곳에서 쉬고 싶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무한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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