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생활 1

결혼하게 된 계기

by 올리브

최근 동네 네일 숍에서 오랜만에 케어를 받다가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사장님도 나도 신혼 때 느낀 감정이 너무 비슷해서 서로 눈빛교환 같은 걸 하고 나름 깊은 대화를 하고 왔다.


흥미로운 주제라 생각되어 글로 적어보게 됐다.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할 말이 아주 많기 때문에 한 편의 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냥 오늘은 결혼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적어봐야지.


결혼 당시를 떠올리면.... 음...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과연 결혼이란 걸 할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상상을 적어도 100번 아니 500번 정도는 했다.


연인이었던 우리는 처음부터 잘 안 맞고 다른 성향이었는데 어쩌다 서로에게 끌려 사귀게 되었고 나름 오랜 기간 연애하였고, 도통 맞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젊음의 패기, 열정 뭐 그리고 정 같은 것들에 얽혀 쉽게 헤어지지 못했다.


연애시절을 주제로 하면 또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의 주제가 결혼이니 결혼 이야기를 해 보겠다.


나름 오래된 연인이었던 우리는 결혼에 대해 생각이 극명하게 나뉘었는데, 남편 입장은 이러했다.


“이렇게 싸우느니 결혼하자. 매일 보고 붙어있으면 싸워도 같이 생활하니 금방 화해할 수 있고 어차피 다른 사람 만날 생각 없잖냐.”


내 입장은 이러했다.

“우리의 다름이 틀림이 아닌데 서로 안 맞는 것으로 늘 싸우니 나는 연애를 하면서도 늘 외롭고 서운하다. 내가 나누고 싶은 사랑은 오빠가 줄 수 없고, 오빠가 추구하는 사랑은 내가 줄 수 없으니 슬프지만 이별이 맞지 않겠냐."


물론 남편 말을 들어보면 한참 다르다.

그는 내가 그에게 “매달렸다.”라고 생각한단다.

이렇게나 우리가 다르다. 남녀 관계는 아무도 모른다는데, 정말 내가 매달렸다고?

난 매달린 적이 결코 없다.

내 기억엔 정말 난 이별하고 싶은데 오랜 정 때문인지 정말 그 인연을 뚝 끊어내기가 너무 어려웠다.

우리는 수십 번을 이별하고 만나고를 반복했고, 심한 말다툼을 자주 했고 그럼에도 서로 독하게 헤어지지 못하고 서로를 붙잡았다.



나의 아주 못난 부분까지 다 보고도 날 떠나지 않는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걸까.

새로운 사랑을 찾기엔 늦었다 생각했던 걸까.



어쨌든 같이 살면 서운해도 금방 얼굴 보고 풀 수 있고 우리 사이만 좋다면 결혼 생활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에 덜컥 결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늘 웃어넘기고, 근심걱정 없고, 단순한 편이라 예민하고 진지하고 걱정을 달고 다니는 나랑 반대이니

나도 그처럼 중화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당시에는 있었다.


무엇보다 '결혼'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갖는지 '결혼'하면 뭐가 달라지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내 주변에는 아직 미혼인 사람들이 더 많았고, 내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은 어느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나를 세차게 대하는 시누나 시부모님도 없었고, 지독한 출생의 비밀이라던지, 우리의 결혼을 막는 삼각관계라던지, 불치병 같은 드라마적 요소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이 결혼은 그냥 무난한 선택이었다.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만 있으면 행복은 저절로 오는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결혼 준비부터 신혼여행지 고르기, 신혼집 선택까지 모든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싸우고도 우리는 끝내 결혼했다. (이럴 때는 또 대단한 추진력…)



어쨌든 서로에게 미안한 선택이 되어버린 신혼이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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