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생일을 맞이하여 외식을 하고 왔다.
오늘 외식 장소에 옆 테이블이 너무 가깝고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자연히 내 귀에 들어온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 브런치에 들어왔다.
참하고 이쁘게 생긴 아가씨와 그의 부모님이 식사하는 자리였다. 그 아가씨는 대학생이고 예술, 아무래도 연기나 연극이나 무용 같은 것을 하는 모양이다. 그것을 준비하는데 같이 하는 파트너가 옷을 너무나 똑같은 덕을 성의없게 입고 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떻게 옷이 그것밖에 없을 수 있느냐, 하나 사면 되지않냐, 돈이 없어도 그렇게 없으면 부모님한테라도 좀 도움을 받음 되지 않느냐.
그런 내용이었다.
문득, 젊은 날의 내가 떠오른다.
구 남친인 남편이 취직을 했는데, 옷이 없단다. 옷과 구두와 가방, 넥타이를 사야하는데 돈이 마땅치 않으니 신용카드로 그것들을 구비했다. 쇼핑도 나랑만 다녔다.
난 참 그게 낯설었다. 만약 내가 취직을 했다면, 나의 부모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 해줬을텐데… 오빠의 부모님도 그리고 정말 하나도 바라지않는 오빠도 신기하고 답답하기까지 했다.
그렇다. 난 부모님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인생의 어느 상황에서도 큰 결정이나 어떤 장애물을 만나면 부모님과 상의를 해야 하고, 도움을 주면 받는 것이 당연한 삶을 살았다.
몇 년 전부터.. 그것이 나의 발목을 잡고, 나를 더 약하게 하고 나를 결국엔 주저 앉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옆테이블의 젊은 대학생의 짧은 대화를 듣고 그가 나와 같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 옛날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쉽게 남을 넘겨짚지 않기로 했기에 그녀에게도 다 생각과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단지 테이블의 대화를 들으며, 과거의
내가 떠올랐고 다시금 나의 독립을 다짐했다.
또…. “부모님께 도움 좀 받음 되지”라는 말도 생각해본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꽤나 부자의 축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수성가가 아니라 집안 대대로 잘 사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은 주로 부모님 도움을 매우 큼직하게 받고 소소한 행복을 보답으로 드린다.
쓰다보니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불편함인지, 질투인지, 그냥 아무 말이나 늘어놓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냥 조금은 씁쓸한 감정에 가까운 것 같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