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2025.12.4 목요일 눈

by 송재민


백설이 하늘을 덮어, 밤이 오지 않는 심야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리는 눈이 진눈깨비라고 합니다.

진눈깨비의 어원과 의의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진눈깨비라 명명한 이는 오늘과 같은 경관을 본 이일 겁니다.


어찌 이리 아름다운 설편.


도깨비가 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인가, 사람을 홀리길 좋아하는 도깨비에게 내린 하늘의 천벌.

꾸질꾸질하고 흐리멍덩한 나의 속내 수북이 쌓여,

적막한 속내를 비춰주려는 하늘의 온정.

엉겁결에 눈을 질끈, 다시 떠보니,

좁다란 길 가로등이 밝혀주는 진눈깨비 우왕좌왕

내 자리는 어딘가 하얀 꽃들의 쟁투.


짐짓 참으로 기가 막힌 경관


아아, 가로등 불빛 아래 세상을 적시지 못해 안달 나 있는 설화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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