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무늬 코트가 깜찍하다. 일란성쌍둥이 인가보다. 젊은 엄마는 긴 생머리에 늘씬해서 아기들을 데리고 있지 않았다면 유부녀인 줄 몰랐을 것이다. 친정엄마도 젊으시다. 양쪽 색이 다른 구* 스니커즈를 신으시는 센스까지 챙기셨다.
두 여자가 두 아기를 각각 데리고 타서 함께 탄 남자는 아빠인 줄 몰랐다.
" 오빠, 옆에 앉아."
아기들의 아빠였구나. 그는 풍선 터트리기 게임을 하느라 바쁘다. 핸드폰에서 눈을 띠지 못하는 그가 아빠였다. 젊은 엄마가 오빠라 부르는데 그녀의 친오빠일리는 없을 것 같다.
할머니가 맡아 돌보는 아기가 앉기를 거부한다. 소리 지르는 아기를 출입문 쪽으로 데려가서 서있으셔야 했다. 아기엄마가 오빠라 부른 남편에게
"엄마가 앉질 못하네." 하며 미안해한다.
아기엄마가 돌보는 아기는 얌전히 잘 앉아 있네 싶어 흘깃 보니 젊은 엄마의 휴대폰이 아기 손에 쥐어져 있다. 할머니도 휴대폰 쥐여주고 앉으시면 될 터인데.
사위 휴대폰이라도 뺏어서 손녀에게 보여주고 편하게 가시면 될 듯한데 한 손으로는 아기 손을 잡고 아슬아슬하게 내달리는 신분당선을 서서 타고 계신다.
명절이면 화투판이 밤새 열렸다. 아버님, 어머님, 남편 셋이서 가끔 아주버님도 껴서 밤늦도록 고스톱은 계속됐다. 난 여기고 여긴 어딘가 싶었다. 재미있게 봤던 '타짜' 속 서빙맨이라 생각하자. 아들을 돌보고 가끔 가져달라는 식혜를 나르고 밤이 깊어갔다. 그들이 화투를 즐길 수 있도록 몇 시간이고 조용히 시댁의 방에서 아이를 달래는 것이 내 결혼의 의미 인가보다. 젠장할.
연일 저출산이 문제라 한다. 한국은 사랑하지만 아이들에게 출산을 반대다. 딸에겐 출산은 엄마에겐 생에서 으뜸의 가르침을 준 학교이지만 네겐 권할 수가 없다 할 것이다. 출산하지 않아도 버려지는 아이들은 많고, 불평등한 양육 현실에서 굳이 교훈을 얻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양육이 아니어도 딸이 맞닥뜨릴 수없이 많은 편견과 차별은 존재한다.
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엄마 없다 생각할 자신 있으면 결혼하고 출산하라 하고 싶다.'시'가 붙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은 1도 없기 때문이다. 아들도 딸이라 생각하고 결혼하면 아내의 남편, 아들이 맺은 가정의 구성원이라 여기고 없다셈 칠 것이다.
저출산과 노혼은 젊음들의 문제가 아니라 기성세대가 일궈둔 환경으로부터 태어난 쌍생아다. 윤대통령부터 아이 여섯쯤 입양해서 키우시면 어떨까 싶다. 그들 모두를 한국 공교육에 임하게 한다면 시대의 대통령이 될 것이고 G7이 아니라 Big2가 된 한국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에게 더 큰 문제가 있는가? 나라가 사라지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는가 싶다.
핸드폰과 화투 그리고 사라지는 한국 중에서 우선순위를 따져보자. 찬찬히 돌아다보면 답이 나 올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