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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생 Mar 24. 2024

(24)치매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

치매 환자와 가족의 행복을 위한 독서[4권째]

옛날 사진으로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기억의 흐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감정이 담긴 경험을 돌아보는 경우가 많아서 그 과정이 뇌에 좋은 영향을 준다.... 치매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 159p     


워낙 정리 정돈이 안 되는 사람이라 구석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있는 앨범을 한참만에 찾았다.

내 앨범인데 엄마사진이 꽤 있어 반갑다. 양갈래로 길게 따서 늘어뜨린 숱 많고 건강한 처녀때 모습도 흑백으로 남아있다. 엄마에게 보여드리니 엄마와 10대를 함께 보낸 동네 친구들 이름을 주저 없이 대며 어제일처럼 그때를 말한다.

 예전 살던 집과 그 시절에 함께 했었던 사람들, 가족여행, 우리 형제들 졸업식, 결혼식 사진, 손주들의 강보에 싸여있는 모습과  커가는 양을 보며 “이럴 때도 있었구나” 한마디 하신다.

치매환자는 과거의 시간이 순차적이지 않아 10년 전이 어제가 되고, 바로전이 되기도 하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래서 도둑망상이 흔하다고 한다. 바로 전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 누군가 내 것을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엄마에게 도둑 망상은 없지만 앨범을 보며 좋았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지금이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사진은 주로 웃는 모습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거는 현재에 대한 기억으로, 미래는 현재에 대한 기대’로써 존재한다고 말해 과거도 미래도 현재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한다. 결국 현재의 과거, 현재의 현재, 현재의 미래가 된다는 건데 그렇다면 지금 엄마의 행복한 느낌이 과거와 또 미래와 닿아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가 전하는 세 겹의 현재를 내게도 적용해 본다. 과거 엄마의 무심함을 원망했고, 나의 미진함에 부끄러웠고, 지금도 누군가 미워하는 마음을 현재의 시간 속에서 바로잡을 기회가 내게 남아있다는 것을.


 참고도서

치매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홍성민 역 뜨인돌.2019    

스타벅스에서 철학한잔. 함께성정인문학연구원. 달의 뒤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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