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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모든 것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by 달기

일주일에 한 번 자투리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쓰러 스타벅스에 간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늘 다니던 길이 늘 새롭게 느껴진다. 무거운 짐을 얻고 가던 길이지만 오늘만큼은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산뜻하고 가볍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으로 나는 카페에 간다. 공부보다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사진을 남기러..


친구 L...​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며 카페로 가던 길에서 노래가 끊기며 핸드폰 화면 위로 친구 L의 이름이 떠오른다.


"어디 가냐, 카페 가는 거면 내가 톡으로 보내줄 데로 와라. 커피는 내가 사줄게!"


나는 오랜 고민을 하지 않고 그 녀석이 알려준 카페로 향했다. 언제나 공짜 커피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는 좋기 때문이다. 그래야 기억에 남기고 싶은 글에도 더욱 풍미가 담기고 풍부한 서사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 3시간 동안, 친구 L과 이런저런 얘기를 재잘거렸다. 친구 L은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싶어 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이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는 그 녀석에게 왜 블로그를 해야 하는 가를 구구절절 연설하였다.



달기씨의 연설...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기한이 있다. 늘 언제나 불타 오를 것 같던 사랑에도 끝이 있으며 영원을 바라며 느리고 천천히 흐르던 것들도 결국에는 멈추고 만다. 그렇기에 나는 그때 그 순간과 느낌을 최대한 남기고자 한다. 글, 사진, 그리고 동영상은 유통기한의 굴레에서 꽤나 오랫동안 우리를 자유롭게 해 준다.


사람들은 내가 잘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의 생각에 다소 동의한다. 스타일, 느낌 그리고 나의 생각과 신념 따위는 고집스러울 만큼 잘 변하지 아니한다. 하지만 모든 것들에는 기한이 있다. 나에게 허락되고 부속된 모든 것들은 느리고 천천히 바뀌고 있다. 나를 둘러싼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나 조차도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라는 일장 연설을 남기며,, 나도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마음속에 새겨보았다.



쓰고 싶은 글들과 생각들이 잔뜩 넘치지만 타고난 나의 게으름은 늘 그럴듯한 계획으로만 남아 버린다. 운동 후 다리 풀려서 친구가 구해준 얘기.. 내가 애정으로 키우는 식물이야기.. 민지이야기 연재..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야기.. 사랑과 삶의 정의.. 등 나라는 존재가 이 땅 위에 서툴지만 느리고 천천히 적응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



P.S. 꾸준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가길 바란다. 미소 짓는 일이건 눈물 흘리는 일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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