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봄이의 월요일

by 별헤는 고양이



#새벽 물소리

'촤아이- 쏴 -쏴 탁탁 '

'촤아이- 찰박 철벅 '

새벽에 물소리!?
집사가 방금 들어갔는...
물에 젖었나? 빠졌나? 어떡하지?


#애달음,

집사가 걱정되어 욕실 문 앞까지 봄이

용기 내어 문지방 넘어 디뎌보지만

바로 ,물에 발이 젖자 , 발을 들고 연신 핥아내다

주저앉아버린다.


"엄마, 엄마, 빨리 나와라.
언제 나오냐 야 옹- 냐아옹-"

"위험하다 냐아옹 - "

목청 높여 불러본다.

엄마가 '괜찮아 괜찮아' 달랜보지만,

애만 닳고 소용 없다 .

"물에 젖으면 안 돼. 빨리 나와라! 냐옹, 냐옹 " 이를 어떡하나!"


한참을 지나자

다행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은 채
집사가 살아서 나왔다.

'괜찮아? 왜 그랬어.. 냐아옹 냥, 냥.'

엄마에게서 물방울들이 튕겨 떨어져나와

떨어졌지만 눈을 뗄 수가 없다.

" 왜 그랬어. 냐옹 냐옹 "
놀라서 계속 울었더니 목이 아프다.


# 운수 좋은 날
어젠 참 행복했는데,
기운이 다 빠져 . 배가 고프다 .


"딸칵 킥~" 참치캔 소리, 전력으로 날았다.

'기다려 참치야.'

"흑흑흑, 엄마 살아서 고마워 ~ 맛있다 챱챱챱"

위로가 된다. 다행이다. 새벽에 먹으니 더 맛있다.

'츄르 줄까 '하며 빈 그릇에 바로 채워주신다.
혹시나 혀를 날름날름, 헤헤헤 또 리필해 준다.

'오늘은 운수 좋은 날.'헤헤헤


# 분리불안
어... 근데. 양말을 신다니
새벽부터 바빠 보이네..

어제가 휴일?
캔 사냥하러 가야 하나…

" 안돼! 집사, 가지 마. 냐옹 "
지금 가면 언제 올지 몰라, 나 외로울 텐데... "으엥, 으엥. 냐옹"


# 출근저지 애교 대작전 : “엄마, 나 예뻐?”

엄마 쪽으로 귀엽게 발끝으로 살며시 다가가

다리에 먼저 얼굴을 비비적 부비적 하다가 ,

통실한 몸으로 쭈~욱 쭉 내밀고 쓸~쩍 앞으로 갔다 뒤로 가며 스치고 지나가기 .

'길막 성공! 엄만 거야 ... 후후훗.'

궁디 잘 보이게, 꼬리를세우고 궁디를 살포시 들이밀기 '

' 엄마 나 예쁘지? 모든거 보여줄 정도로 사랑해 .나랑 있어 ~~'

[엄마:(속으로) 이게 뭐야 흐흐흐 , 봄이 총각 ]

엄마도 그자리에 한참 서있다가 손으로 내 궁둥이를 "팡팡팡", 그러나 가방을 다시 메신다.


# 아냐.그렇다면, 나의 핵무기, 뱃살 까기 작전.

고개 돌려 윙크 던지고, 몸을 바닥에 눕히기

"쿵 , 철퍼덕" (너무 급했나? 살짝 충격이 옴.ㅠㅠㅠ 포기할 수 없어.) 빠르게 몸을 돌려 배를 까집고, 세상을 멈추게 하는 마법의 빛, 맑은분홍빛 뱃살을 보여준다.

이때 엄마를 응시하며 배를 오른쪽 , 왼쪽으로 돌리기. 또 돌려 보여줄게 ..또 또 또 .


뚱냥이의 필사 기를 보고 혼미해진 엄마.

'아이 예뻐 , 아이 예뻐' 감탄(격려)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부드럽게 이리저리 만지고 확인한다.

(내 마음도 콩닥콩닥~ ) 반응이 왔다. 왔겠지?

그러나, 잠시뒤 엄만 신발을 신었고 , 나는 벌떡 일어섰다.


# 다시 이별인가. 아픔

“금방 올게, 미안. 가야 해 , 빨리 올게.”하며 급하게 짧게 뽀뽀를 해 준다.
'안 돼, 안 속아!'
문 앞에서 옷자락을 붙잡았다.
매달렸는데— 그렇게 매달렸는데

잠시 안아주고 바로 문 열고 나간다.


'안돼. 그럴 순 없다'. 문이 닫히기 전

재빨리 문틈으로 손과 머리까지 내밀었지만 ,

문밖의 엄마 손에 여러 번 문안으로 밀렸다가 다시 내밀기를 반복, 문은 닫혀버렸다


" 철커덕. 띠리리" 소리와 함께

심장도 "철커턱.. 뚜뚜... 뚜" 내려앉고

세상도 멈추었다..


# 문밖의 집사와 문안의 봄이

'냐아옹. 냐~아옹~ 냐~아옹~' 서럽게 목놓아 우는 소리가 복도로 계속 새어 나온다.

이미 지하철 시간을 놓친 집사 , 한참을 고민한 후 다시 달래려 문 손잡이를 잡았지만 결심한 듯 엘리베이터 쪽으로 힘없이 발을 돌린다.


엘리베이터 소리가 난후 엄마가 복도에서 사라진 거 같다. 이젠 여기엔 엄마 없다.

목이 메어 힘껏 부르고 쉽지만 "어억 냥, 어업 " 낮고 약한 소리만 나올 뿐...


# 상실

엄마가 떠나간 그 자리에 서

차가운 회색 문 만 바라보고 있다.

해가 깊숙이 들어와 마루 끝까지 밝혀져도

엄마는 안 온다.
'으어엉~ 으어엉 ~냥, 윀윀에우-엨! 새벽에 먹었던 참치와 츄르를 다 토해냈다.

'엄마 안 오나 봐 '

엘리베이터 문소리와 낯선 발자국 소리, 둔탁한 소리들만 가끔씩 정적을 깨트린다.


# 반복된 일상
어디서 기다릴까.... 문이 잘 보이는 곳..

오늘도 늘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지만

그 짧은 길에도 늘 그렇듯 문쪽으로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본다.

.

# 스토커 펭귄과 엄마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 ' 삐비 삑 삐삐'
펭귄 녀석,

오늘도 삐비 삑 하며 내가 향하는 곳마다 머리를 돌리고 따라다니며 스토킹 하는 녀석,

뭐지, 참 귀찮다.


“삐비 삑 , 아이 착해 , 엄마가 보고 있어요.”
기계음 섞인 엄마 음성, '아 엄마 어딨는 거야 '

뒤를 돌아봐도 나를 따라오는 펭귄 녀석뿐.
엄마가 저 뒤에 있나? Tv뒤에도 가보니. 엄마가 없다.
숨숨집으로 뛰어올랐다.

햇빛이 들어와
나도 몰래 잠이 들었다.


# 늦은 오후 : 서러운 이유

어디선가 엄마가 부르는 것 같다

'삐비빅, 봄이야 어디 있어'

나는 고개를 번쩍 들고 귀를 쫑긋 세웠다

'삐비 삑 어딨 어?"

잠이 다 깬다.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 배고파!' 뛰어 내려갔다

기지개도 쫙 켜어본다. '아이 시원해... '

이리저리 둘러본다.

'엄마는 없고, 나만 혼자야. 외로워'


사료 한 사발과 물 한 사발...
하지만 입맛도 없고 물만 마실래...

“삐비빅 삐익. 아이, 잘했어.”
이리저리 둘러봐도 엄마는 없고 언제 왔는지 , 가끔씩 엄마의 소리가 나는 이상하고 신기한 펭귄 녀석이 나를 지켜본다.


반갑고 서러워 또 울었다.
메뉴가 참치가 아니라
더 서럽다.


'엄마 올 때까지. 똥 안 싸고 오줌 안 싸고

기다릴 거야. 빨리 와야 돼. 엄마 '


#운수 좋은 날

먹지 않은 사료와 깨끗한 모래화장실,

헤어볼이 섞인 구토물들

봄이의 전쟁 같은 월요일 일상을 대신 말해준다.


엄마 언제 와?
오늘은… 운수 좋은 날.
참치. 츄르 먹고 싶어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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