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강연
오늘 저는 숭덕학교 선생님들을 모시고, 평범한 저 같은 사람이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고, 어떻게 작가가 되었으며,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출판사 대표가 되었는지 평범한 사람의 계절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저에게는 여전히 서툴고 작은 이야기인데, 그 자리에 계셨던 숭덕학교 선생님들은 한 문장, 한 숨결까지도 편견 없이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그 따뜻함이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모릅니다.
강연전에 일찍 도착하여 학교 안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처음 마주한 숭덕학교는 ‘특수학교’라는 단어가 주는 낯섦보다 한 가족이 살아가는 집에 더 가까웠습니다. 아이들의 눈빛은 선생님들을 보며 자연스러운 신뢰를 띠고 있었고, 선생님들 역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 애정과 책임이 깊게 깃들어 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울타리, 그 울타리가 어떤 거창한 교육 철학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는 오늘 이 학교에서 ‘특수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배운 설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방식, 그 관계가 품고 있는 온도로부터 답을 얻었습니다.
숭덕학교는 아이 한 명 한 명의 속도와 리듬을 존중하며, 그들의 하루가 행복할 수 있도록 손을 맞잡아 주는 곳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조금은 느리게 걸을 때도, 때로는 멈춰 설 때도,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속도를 맞추며 걸어주었습니다.
오늘 제가 본 것은 교육의 틀이 아니라, 사랑의 형태로 존재하는 교육이었습니다.
교실 문이 열릴 때마다 들려오는 웃음소리, 복도를 가르던 아이들의 발걸음, 그리고 그 옆을 함께 걷는 선생님들의 모습. 학교라는 공간 안에 이렇게 많은 온기가 흐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습니다. ‘특수학교’라는 이름보다 ‘따뜻한 공동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학교, 그곳이 바로 숭덕학교였습니다.
특히 강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교장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교사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주신 것만으로도 이미 이 학교가 어떤 철학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제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 주신 숭덕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계절을 피워내고 계신 교육자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늘 제가 받은 따뜻함이 앞으로의 제 글에도, 또 마음서재가 만들어 갈 책들에도 오래도록 빛이 되어 머물 것 같습니다.
숭덕 학교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가장 따뜻한 배움의 자리였습니다.
저는 쓰고자 하는 볕뉘를 사랑합니다.
저는 책 만드는 볕뉘를 사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안에 다른 이름들이 볕뉘를 사랑하게끔 글을 쓰고 책을 만들게 열심히 뜁니다.
저는 실수하고 넘어지고 또 일어나고 버티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오늘 그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감동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