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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Mar 24. 2023

울음 우는 사람

[그림대화] (6)

     짙은 어둠 속에서 아비의 가슴에 기댄 얼굴이, 아비의 가슴에서 피어나온 듯 ‘한몸’ 동체(同體)로 보인다. 악몽이라도 꾸는 듯 일그러진 체 굳어버린 표정은 이미 깨어날 수 없는 영면에 든 모습임을 짐작케 한다.


     부수한 머리, 축 처진 어깨, 감은 듯 내리깔린 고요한 눈길… 이미 희망을 놓아버린듯 아비의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덧칠한 붓질이 드러내는 어둠 속 거친 화면은 절망의 몸부림으로 다 헤져버린 마음의 거죽이려나.


     어딘가에서 새어든 한줄기 빛이 두 사람의 얼굴에 닿으며 엷게 반사되는데, 절망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갈구하는 간절한 작가의 마음이겠지.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울음 우는 사람, oil on linen, 37.9x45.5cm, 2019-21/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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