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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Mar 25. 2023

젊은 사람

[그림대화] (7)

     소파에 몸을 던져놓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면 어느새 저런 모습이 된다. 소파 팔걸이에 머리를 대고 TV를 보고 있든 그냥 멍을 때리고 있든, 너무도 편안한 자세에 ‘자유로움’이 철철 넘친다. 걱정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아무런 걱정도 없어 보이기도 한다. 


     소파 등받이에 아무렇게나 걸쳐놓은 하반신은, 양손에 하얀 한삼을 잡고 힘차게 돌리는 춤사위 같기도 하다. 역전되어 불안한 모습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채 ‘정지된’ 신체가 대각선의 구도를 만들어내며 엄청난 역동을 일으킨다.  


     어느새 소파라는 현실의 맥락은 사라지고, 젊은이의 거꾸로 뒤틀린 신체만 공중으로 붕 떠오른다. 소파가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 어쩌면 처음부터 소파는 그려져 있지 않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젊은 신체의 역동적 모습만으로 충분했다. 


     빨강과 파랑을 축 삼아 두 빛깔이 경쾌하게 어우러지더니, 어느새 보랏빛이 되어 신체를 감싸듯 바탕을 채운다. 화면 전체에서 안정적 톤으로 어우러지는 색감이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밝아지고 기분이 참 좋아진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젊은 사람_oil on linen_45.5x45.5cm_2019-23/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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