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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Apr 02. 2023

파란 누드

[그림대화] (20)

     누드(nude). 거꾸로 누운 나신(裸身), 그래서 얼굴과 표정보다는 몸 그 자체에 주목하게 한다. 몸을 구성하는 부분들의 세세한 디테일은 모조리 피부 아래로 흡수됐다. 그러고 나니, 몸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다가온다.


     밝은 빛에 고스란히 노출된 몸, 온몸으로 그 빛을 다 받아 튕겨낸다. 공간 속에서 일말의 위축도 없이 ‘존재’하는 신체, 그 당당한 기운이 화면 속에서 충만하다. 아니 화면을 뚫고 팽창하듯 퍼져나갈 기세다.  


     대각선 방향으로 누운 신체가 둔중한 운동감을 일으킴에도, 팔을 어깨 위로 올려 바닥에 내려놓은 모습이 달콤한 오수라도 즐기는 듯 무척 편안해 보인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파란 누드_oilbar on linen_40x30cm_2023/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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