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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Apr 11. 2023

토마토 연작

[그림대화] 29

     ‘생명력’ 그 자체다. 뙤약볕이 따갑게 쏟아져 내린다. (A)튼실한 줄기와 가지들이 싱싱하다 못해, 온 사방으로 뻗칠 기세다. (B)왕성한 생명의 욕망이 밭을 가득 메우고, 진한 초록의 가지들엔 수두룩하게 토마토가 매달리기 시작한다. (C)꽈리만 하던 토마토가 주먹만 하게 커가면서 빨갛게 물들어가자, 줄기가 처지고 휘어지더니 서로 엉긴다. 힘에 부쳐 의지하려나보다.     


   그 사이, 할머니 양손의 손가락 마디처럼 ‘굳센’ 줄기들이(A) 어느새 손등의 ‘핏줄’처럼 꿈틀대더니만(B), 이제는 할머니 얼굴에 패인 자잘한 ‘고랑’처럼 잦아들었다(C). 그 무렵, 종이비행기가 떴다. 내려앉을 착륙지를 찾나보다. 누가 날렸을까? “할머니~ 밥 머그래~” 손주 놈이 부르는 소리에 할미는 달콤한 졸음을 깬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A][B][C] 토마토 연작 

[A] 해질녘의 토마토_oil on linen_90.9x72.7cm_2015-22

[B] 토마토_oil on linen_90.9x72.7cm_2015-22

[C] 토마토와 종이비행기_oil on linen_90.9x72.7cm_2015-22

[A]                                                 [B]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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