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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Apr 28. 2023

8월 August

[그림대화] 36

     한여름 창밖이 평온하다. 숲이 빼곡하리만치 우거져있건만, 웬일인지 고요하다. 한여름 숲의 무성함도 온갖 생명들의 아우성도 스르륵 잦아든 듯하다


     창밖의 ‘숲’이 아니라, 창틀 옆 ‘벽’이다. 창밖의 숲이 어느새 집으로 훅, 다가와 천연덕스럽게 ‘저도 벽’인양 한다. 그것 참!


     그러고 보니, 세로로 늘씬하게 분할된 다양한 폭의 면들로 구성된 ‘벽면’이 견고하다. 그래서 편안하다.


     그 아래, 선반에 놓인 사진액자와 책 더미가 다시 ‘창가’임을 환기시킨다. 그렇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보이는 진초록의 ‘숲’이 그늘을 듬뿍 머금고서 창에 드리워져 있는듯, 바라만 보아도 시원하다.


     구상과 추상이 넘나드는 화면 속에서, 숲에서 벽으로, 벽면의 추상공간으로 갔다가 다시 숲으로 회귀하는 감상의 흐름이 신기하고 새롭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8월 August, oil on linen, 90.9x72.7cm, 2014-21/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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