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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Apr 30. 2023

2007.7.18. 철암천변에서

[그림대화] 40

     철암천이다. 개천을 품은 울창한 산숲, 개천을 가로지른 다리, 다리 너머 터널, 그 위에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맑은 개천 물에 빠진 하늘과 구름, 개천에 기둥 박고 늘어선 천변 상가들 … 새지 않게 두 손을 잘 맞대고, 하늘에서 사알짝 떠낸 풍경마냥 소담하다.       


     덥다. 숨이 턱, 막힐 만큼 무덥다. 순간, 뭉턱한 저 구름 탓일까, 생각했다. 산 위에 내려 앉으려는 걸까 싶을 만큼 낮게 뜬 커다란 구름이, 습기를 머금은 채 하늘을 거진 다 덮고 있어서 그랬나보다.      


     그래도 울창한 숲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선한 바람을 잔뜩 끌어 모아서는, 철암천 위에다  후~ 불어내고 있을 거다. 장난감처럼 늘어선 상가들은 내내 개천에 발 담그고 여름을 나고 있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2007.7.18 철암천변에서, oil on cotton, 100x100cm, 2008-21/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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