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소담스러웠던 철암천변의 풍경이 가을이 되자 전혀 다른 곳이 되었다. 틈 하나 없이 빼곡하게 초록이었던 산은 강렬해진 가을햇빛에 불티가 튀더니, 어느새 벌겋게 마구 번져가고 있다. 파랗던 하늘도 후텁지근한 습기가 빠져나간 탓인가 옥색으로 깊어지고 맑아졌다.
고요하고 나른했던 지난여름이 온통 격변의 혼돈처럼 요동을 치며 가을로 들어선다. 철암천은 이 모든 것을 고스란히 수면에 담아 흐르고 있을 터 …….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가을 철암, acrylic and oil on linen, 72.7x53cm, 2017-20/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