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사람

[그림대화] 63

     소파에 누워 책 보는 젊은이, 매우 불안정안 ‘구도’이면서 세상 편안한 ‘자세’다. 젊은이의 상체는 대각선으로 소파에 기대어 있고, 하체는 상체와 거의 직각을 이루며 사선 방향으로 널브러져 있다.

     대각선과 가파른 사선이 화면을 거의 메울 듯 채우며 장악하고 있다. 1)정사각의 안정적 화면과 2)불안한 대각-사선의 구도, 3)편안한 자세가 합세하여 묘하게 눈을 잡아끈다. 자꾸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화면 바탕에 가득한 빨강과 상하의의 노랑-하양이 대비되면서, 화면의 과감한 구도가 더욱 두드러진다. 상의 속에 받쳐 입은 빨강 쉐터와 벌어진 다리 사이로 나온 빨강이 미세한 톤의 차이를 만들며, 정사각의 빨강 화면을 다채롭게 보게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핏빛’을 연상시킬 법한 강렬한 선홍빛의 빨강이 의외로 정갈하게 다가온다. 아마도 거칠지 않은 붓질과 빨강의 톤이 섬세하게 변주되고 있는 탓 아닐까. 색감이 참 좋다. 아무튼 보면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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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_oil on linen_45.5x45.5cm_2019-22/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