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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Jun 16. 2023

백일홍

[그램대화] 73

     볕이 쏟아져 들어오는지 실내가 밝고 화사하다. 온 사방으로 튕겨나는 무수한 빛 알갱이들 탓인가, 온통 엷고 부드러운 공기로 가득하다. 소담스런 탁자 위, 갸름한 유리 화병에 꽂인 백일홍 세 송이.  


     근데, 난 왜 이 꽃들에서 장난끼가 느껴질까? 빤히 앞을 바라보는 꽃이 당돌하다 싶더니, 그 옆에서 하늘을 쳐다보느라 꽃잎 밑둥이 다 드러난 꽃이 귀엽기만 하다. 옆으로 슬쩍 삐져나와 수그린 분홍꽃을 보니 배시시 웃음이 새어나온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백일홍

백일홍_oil on linen_45.5x37.9cm_2021-22/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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