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차가 있는 공간에 위 아래로 떨어져 앉은 두 사람. 딱히 어디를 보고 있는 것 같지도 않으면서 서로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왠지 착잡하고 서로 거리감이 느껴진다.
저 공간은 모래바람으로 가득한 사막일까. 바람에 휘몰아치는 모래처럼 심란한 마음이 가득 고여 있다.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다잡으려는 두 사람이 보인다.
배경과 인물의 경계가 애매하다. 인물이 공간에 묻힌 듯, 공간에서 인물이 배어 나온 듯... 공간과 인물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든다. 다만 그 경계에서 바스락 거리는 햇살이 보인다.
공간 속에 가득 찬 공기가 인물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라 여기니, 그리 심란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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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_oil on linen_72.7x60.6cm_2021-22/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