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비 200원, 아이들 공책 값 500원, 저녁 찬거리 2,000원... 삐뚤빼뚤한 글씨와 간혹 잉크가 번진 자국 속에는 그 시절 우리 가족의 팍팍하지만 온기 넘치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한 달 치 기록이 빼곡히 들어찬 페이지를 넘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어머니의 얼굴. 그 낡은 가계부는 돈의 흐름을 기록하는 장부를 넘어, 가족의 하루하루를 보듬고 내일을 계획하던 성실한 마음의 흔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확인해야만 비로소 안심이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을, 우리는 정직한 기록을 통해 잠재우곤 했지요.
요즘은 참 세상이 달라졌더군요. 이제는 손으로 쓰는 대신,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의 모든 흔적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얇은 카드 한 장에, 작은 화면 속에 우리의 하루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쉽게 쓰이고 잊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그 시절의 불안함 대신 편리함이라는 온기를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시절 어머니가 가계부를 펼쳐보던 마음으로,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흔적을 되짚어볼 수 있는지 찾아본 기록을 아래에 조용히 남겨둡니다. 그저 '사이트 주소'가 아닌,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나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오늘의 가계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