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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sumiki Sep 02. 2023

첫 캠핑에서 자동차를 훈제하다

설매재자연휴양림

막내가 어리기도 하고 아내와 나 둘 다 지붕 없는 곳에서 자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어서 캠핑이라는 것을 차일피일 미뤄두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텐트와 캠핑용 냉장고를 먼저 덜컥 사버렸다. 그리고는 아내에게 보고를 하니 집에 둘 곳도 마땅치 않은데 큰 물건을 샀다고 혼났지만,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네 ㅎㅎ'하고 일단은 넘어갔다.


텐트가 생겼으니 캠핑을 한번 가긴 해야겠는데, 필요한 물건이 뭔지 모르니 매 주말 캠핑을 다니는 지인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니 처음에는 텐트, 테이블, 의자, 버너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장비들이야 다니면서 필요하면 장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텐트는 샀고, 테이블이야 집에 야외용 테이블이 있고, 버너도 있으니 의자만 사면 되겠다 생각해서 의자도 샀다. 접이식이라 부피가 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집에 도착한 의자를 보니 생각보다 꽤 큰 편이었다.  '아 이렇게 큰 거였어? ㅎㅎ'


이제 캠핑을 가봐야 하는데 어디를 가나? 고민하다 일단 자연휴양림이 제일 만만하니 예약이 가능한지 한번 둘러보다 마침 주말에 자리가 있어 예약을 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캠핑 예약을 알리니 '最初は友達と一緒に行った方がいいんじゃない?' (처음은 다른 가족이랑 같이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하여서 그럼 취소할까 했더니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어떻게? 간단하게 한번 가보자~'로 일단 첫 캠핑을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첫 캠핑이 결정되고 아내가 캠핑에 대해 주위에 물어보니 여기저기서 캠핑용품이며, 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구호물자 지원하듯이 차가 터질 만큼 짐을 싣고 일단 출발해 보았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기 시작해서 서툴기는 했지만 아내와 뚝딱뚝딱하며 일단 성공적으로 텐트를 치고 가져온 장비들을 세팅해서 숨을 돌리고 주위를 같이 둘러보았다. 자연에서 조용히 하루 지내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해가 지기 전에 이른 저녁준비를 하였다. 화로대에서 장작불을 피우고 밥을 준비하고 무사히 첫 캠핑의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장작에서 연기가 많이 나는 바람에 비록 근처에 주차한 자동차가 훈제가 되긴 했지만, 적당히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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