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인 나는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스타일을 선호하여, 계획된 일정 외에는 불필요한 만남이나 약속은 지양하는 반면, ENFJ인 아내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와 사회적 활동을 중요시하여 기본적으로 주말을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맞춰 보내고 싶어 한다.
우리 둘 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인지라, 주말에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은 없다. 하지만, 최근 나는 평일에 일에 지쳐 주말에는 쉬고 싶거나 생각할 것들이 많아 스트레스가 쌓이는 시기에는 계획된 일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DALL E 일러스트
평소 우리의 주말 일상은 토요일 오전 첫째, 둘째를 데리고 아내는 일본어 학교 수업을 가면 셋째와 나는 집에서 청소와 빨래를 하고, 느긋하게 동네 산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아내와 아이들과 돌아올 시간에 맞춰 점심을 준비하여 같이 식사를 하는 일정까지는 매주 토요일 정해진 패턴이다. 토요일 오후에는 셋째가 낮잠을 자는 시간에 맞춰 나는 운동을 다녀오고, 아이들도 각자 책을 보거나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며 저녁에는 가족들이 같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때로는 근처 지인들을 초대하거나 초대받아 같이 식사를 한다.
어느 주말 아내는 계획되지 않은 지인들의 초대를 제안하며 "あなた最近面白くないから他の人たちも呼んで一緒に食事したらいいな 당신 요즘 재미없어서 다른 사람들도 불러서 같이 식사하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런 말을 들으니 아차 싶으면서 얼마 전 아내의 일본인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부부사이에는 시시콜콜한 얘기도 마구마구 하는 게 부부 아닌가요? 쓸데없는 말이라도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생각해 보니 언제부턴가 일상적인 대화가 줄어들고 집에서는 애들 이야기나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말만 했던 것 같기도 했다. 특히나 오사카 출신인 아내는 기본적으로 재미있어야 된다는 강박도 있는 사람인데 오죽 재미가 없었으면 그런 말을 했나 싶어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로 마음먹고 실천 중이다.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가끔 여유가 있을때는 회사 근처로 점심때 아내를 붙러 막내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