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에게

by 져닝

안녕?

우리가 헤어진지 이제 한달 좀 넘은 거 같아.

그동안 너를 탓하기도 했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봤어.

여전히 한번씩 네 생각이 스치곤 해

근데 그게 그립다거나 분해서라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진짜 문득 어쩔수 없이?

혹시나 회사에서 하는 차출에 네가 있을까 명단을 들춰보고

메신저를 로그인하면 검색해보고싶은 궁금한, 그 정도?


그냥 너가 잘 지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나를 아프게 한 만큼, 딱 그만큼은 아팠으면 좋겠달까.

끝까지 내 탓으로만 몰고 가는게 나는 정말 억울했거든

이별에 어떻게 한쪽만의 책임이 있겠어

끝까지 너는 내가 네게 관용과 자비가 없댔나


반대로 너와의 관계가 나를 여유없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물론 내가 네게 많은 걸 기대했을 수 있고 너무 의지한 것도 있다는 걸 알아


누군가에게 아낌을 받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맞지 않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놓는 게 힘들었어


다섯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난 정말 내년에 결혼하는 줄 알았지 뭐야

비록 동생은 종종 놀리지만, 난 정말 그 순간엔 그날을 꿈꿨어


이번 이별에서 내가 깨달은 건

인생은 결국 혼자라는 것

누구보다 나를 아껴야한다는 것

내 욕구를 채우는 사람은 나여야 한다는 것

나를 알아야 나와 맞는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


나는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거기에 목을 매고는 했었어

나를 더 예뻐해주고 사랑해달라고 말야

그래서 상대가 나를 실망시키거나 서운하게 하면 너무 속상하더라


근데 결국 그 '주체'가 내 안에 없어서 그런거 같아

실망시킬 수도 있고 서운하게 할 수도 있지

하지만 너무 속상할 필요까진 없을 거 같아

그냥 실망하고 서운하면 되니까

그리고 그 점을 말하면서 맞춰가거나 혹은 서로의 삶을 살겠지


외부적인 요건으로 상처받는 건 이제 그만하려구

나에게 집중하고싶어

나를 아는만큼 사랑할 수 있으니까

정말 오랜만에 다시 내가 궁금해졌어


인생은 결국 기분관리래

나는 이왕 사는거 밝고 건강하게 살고싶어

때때로 우울하거나 지쳐있을땐 늘어지기도 하겠지만

내 기본 상태가 쾌활하기를 바라

내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서


다음 연애에서는 중심을 잃지 않고 서있어 보려구

내가 없는 관계에서 행복해지기는 어려우니까

연애 초 상대를 궁금해하듯, 지금부터 나를 알아가볼거야

나는 나를 사랑해야할 책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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