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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odstylist Oct 02. 2021

‘달콤, 아삭, 톡톡’ 초당 옥수수 백배 즐기기

녹음이 짙어지고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퇴근  저녁을 먹고 공원 산책에 나섰는데 어디선가 짙은 풀내음이 밀려왔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여름이 왔음을 실감했다. 내겐 여름 하면 떠오르는 냄새가  있다. 바로 옥수수 냄새다.


어린 시절, 여름은 옥수수의 계절이었다. 어머니는 시장에 가실 때마다 옥수수를 잔뜩 사와 큰 솥에 넣고 삶으셨다. 무더위로 푹푹 찌는 한여름, 친구들과 놀다 들어오면 온 집 안이 옥수수 삶는 냄새로 가득했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쫀득하고 달콤한 옥수수 두어 개를 뚝딱 먹어치웠다.


평생 옥수수 하면 노란 찰옥수수만 먹고 살았는데 몇 년 전 초당 옥수수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외국에서 들여온 신품종으로 일반 옥수수보다 2~3배 달고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 맛을 보니 부드러운 알갱이가 입안에서 톡톡 터지고, 달고 아삭한 식감이 과일을 먹는 것 같았다. 덕분에 매년 여름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초당 옥수수는 물에 넣어 삶으면 맛이 빠져나간다. 그러니 익혀 먹고 싶을 땐 꼭 찜기에 쪄야 하고,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따로 간할 필요도 없다. 원하는 아삭함의 정도에 따라 10분에서 15분가량 찐다. 냉동 보관하면 여름이 지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늘은 초당 옥수수로 두 가지 메뉴를 만들어보려 한다. 하나는 갈비처럼 뜯는 재미가 있는 ‘옥수수 갈비’이고, 다른 하나는 밥을 지어 버터와 간장을 넣어 비벼 먹는 ‘옥수수 솥밥’이다. 익숙한 듯 새로운 식감과 맛에, 먹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음식들이다. 색다른 제철 음식을 찾고 있다면 여름 한정 별미로 강력 추천한다.



갈비만큼 맛있는 ‘초당 옥수수 갈비’


재료 초당 옥수수, 올리브오일, 마늘가루, 파프리카가루, 후추, 소금, 라임, 고수, 파마산치즈


만드는 법

1 옥수수를 세로로 세워 4등분한다.

2 올리브오일, 마늘가루, 파프리카가루, 후추, 소금 섞은 것을 옥수수에 골고루 바른다.

3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넣어 190도 온도에서 15분간 굽는다.

4 원형 접시에 옥수수 갈비를 올리고 한쪽에 라임, 고수를 담는다.

5 옥수수 윗부분을 토치로 한 번 더 익힌 뒤 파마산치즈를 뿌려 마무리한다.

입안에서 톡톡, 먹을수록 맛있는 ‘초당 옥수수밥’


재료 초당 옥수수 2개, 불린 쌀 2컵, 물 2컵, 부추, 버터, 간장


만드는 법

1 초당 옥수수를 세워 칼로 알갱이만 떼어낸다.

2 냄비에 불린 쌀과 물, 옥수수 알갱이를 넣고 그 위에 옥수수 심지를 올린다.

3 냄비를 센 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이고 13분가량 더 끓인다. 밥이 다 되면 10분간 뜸을 들인다.

4 밥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자른 부추를 올려 마무리한다. 비벼 먹을 버터와 간장을 함께 곁들여 낸다.





주간동아에서 칼럼을 작성하였습니다.


글 · 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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