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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odstylist Feb 08. 2022

푸드 스타일링, 식기세척기로 마지막 디테일을 잡다

<친구들을 위한 만찬>

모처럼 오래된 친구들과 집에서 점심 모임을 약속했다. 허물없는 친구들이긴 하지만 막상 내 직업이 직업인만큼 간단한 차림에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그래도 푸드 스타일리스트인데, 내가 차린 음식은 좀 달라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부담. 그렇다고 본업인 광고촬영이나 지면 촬영만큼 열과 성을 다하기엔 과한 것 같고. 이럴 땐 아껴둔 그릇들을 스윽 훑어본다.

내 찬장에는 ‘덕업일치’라 할 만큼 다양한 그릇과 소품들이 즐비하다. 유기, 도자기, 나무, 유리 등의 소재로 된 그릇들과 온갖 커트러리, 글라스웨어가 찬장을 꽉 채우고 있다. 누군가 지금 내 모습을 본다면 멍하니 서서 뭐 하냐고 물을 것 같지만, 나는 다 계획이 있다. 내가 준비할 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그릇은? 계절에 어울리는, 시즌에 어울리는 건 뭘까? 가상의 푸드 스타일링을 해보는 것이다. 잘 고른 그릇은 플레이팅의 기본만 지켜도 충분히 예술적인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

<무엇을, 어떻게 담을까?>

사는 얘기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니 오늘도 푸드 스타일링에 관한 이야기가 어김없이 나온다. 예전에는 한 번 감탄하고 끝이었는데, SNS의 영향인지 노하우를 많이들 묻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해도 사진을 찍으면 용암 끓인 물이나 정글 한복판에서 구운 생선 같다나.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친구들을 위해 현직자로서 재능기부에 나섰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방구석 푸드 스타일링’ 속성 편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따라 해보시라.

푸드 스타일링의 기획은 ‘무엇을 담을지’가 가장 먼저다. 우리집 냉장고 사정과 먹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어떤 음식을 할지를 가장 먼저 정해보자. 음식을 정했다면 이제 스타일링의 시작이다. 먼저 ‘샘플’을 찾자. SNS, 블로그, 핀터레스트 등 인터넷은 참고자료의 바다다. 예를 들어 갈비탕을 정했다면 어떤 그릇에 담았고, 어떤 콘셉트로 진행했는지를 살펴보고 내가 원하는 컷을 골라본다.

두 번째로 할 일은 조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집에 있는 그릇과 소품을 살펴보는 것이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컷을 연출하기 위해 새 그릇을 사는 건 낭비다. 있는 그릇 중, 콘셉트 사진들과 가장 비슷하게 연출할 수 있는 식기를 골라보자. 팁이 있다면, 초보자일수록 전체 식기의 소재나 톤을 맞추는 게 깔끔하다. 유기그릇에 담은 갈비탕과 유리접시에 담은 깍두기는 고도의 센스를 갖추지 않은 이상 조화롭게 보이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세팅된 그릇에 조리한 음식을 담아야 한다. 사전에 조사한 이미지를 최대한 참고해 담아준다. 더욱 맛있게 보이는 걸 원한다면 재료를 담을 때 순서를 따르는 게 좋다. 가장 먼저 대표재료를 담은 뒤 사이드 재료를 담고 마지막에 토핑을 올려주면 된다. 갈비탕을 예로 들면, 가장 먼저 국물을 적당량 담고, 갈비탕의 메인이 되는 갈비를 집게로 예쁘게 올려준 뒤, 파 등의 고명을 적당량 얹어주는 것이다. 이 순서를 따르면 레시피에서 보여주고 싶은 재료의 특징을 살리면서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스타일리시하게>

일터이건 친구들과의 식사이건 촬영 후 마지막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아끼는 그릇들을 갈무리하고 다음 촬영을 위한 준비를 하는 설거지와 정리정돈. 여기서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식기세척기를 쓸 생각도 못 했다. 대량의 그릇을 매일 사용하는 식당에서, 비교적 저렴한 그릇들에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능적으로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어 나 역시 애용하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LG전자 식기세척기의 널찍한 3단 트레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모양의 그릇을 싱크대에 쌓아둠으로써 생기는 미세한 흠집을 예방할 수 있고 ‘토네이도 세척날개’는 그릇에 묻은 음식을 말끔히 세척한다. 고온 살균, 고온 건조 기능은 위생에 있어 수세미를 이용하는 손설거지에 비해 확실히 유리하다. 기름때나 늘어 붙은 음식물을 제거하기 위해 그릇의 흠집을 만드는 거친 수세미로 여러 번 손쓸 필요가 없다. 다양한 기능 중에서도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내 마음에 쏙 들어온 기능은 ‘연수기능’인데, 기존에는 그릇을 씻은 뒤 수돗물에 의해 남은 물 자국을 일일이 빛에 비춰보고 닦아내야 했다. 하지만 LG전자 식기세척기의 연수기능은 특히 겨울철 심해지는 얼룩 걱정을 말끔히 지워준다. 푸드 스타일링 중 디테일의 한 끗을 담당하는 내 ‘최애 가전’인 셈이다. 게다가 제품의 심미적인 디자인까지 더해져 주방을 환하게 만드니, 들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다만 소재에 따라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안 되는 제품들이 있으니 유의하자. 나무로 된 제품들은 고온에 갈라짐이 일어나고, 그릇이나 커틀러리 등에 입혀진 금장은 쉽게 벗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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