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연습생

by 거북이

오늘도 매일같이 알람소리로 시작된다.

씻으면서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한다.

난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 무슨 옷을 입을지.

오늘은 그레이 슬랙스에 블랙 니트다.


똑같은 출근거리.

눈을 감고도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거리는 막히는 구간.

이제는 답답하지도 않다.


8시 46분. 회사에 도착한다.

항상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다.

내 자리에 가서 컴퓨터를 킨다.

커피를 내린다.


매일 같은 행동을 하지만 실수를 한다.

새로운 일이 아닌데.

반복된 일을 하는데.

왜 나는 실수를 하는 것일까.


나 자신이 한심하다.

왜 나는 부족할까.

항상 혼날까.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에 있어서 처음인 날이다.

비슷한 삶을 살았지만

오늘이 내 인생에 있어서 처음인 건 맞다.


오늘도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는 연습생일 뿐이다.

실수는 당연하다.

혼나는 것도 당연하다.


실수 안 하는 연습생이 존재할까?

실수를 할 수 있어서, 함으로써,

데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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