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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Jun 24. 2023

이젠 떠나도 돼요.(#8 메트로폴리탄뮤지움)

목요일이다. 손주를 어린이 집에 바래다주고

 4번 지하철을 타고 박물관을 찾았다. 센트럴파크 동쪽 5th Ave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와 영국  대영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뉴욕에 오면 항상 들러 관람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살짝 내리는 비를 무시한 채로 집을 나섰다.


오늘은 작은 딸이 시간을 내어 함께 동행을 하니 더욱 힘이 난다. 입장 티켓마저도 딸의 학부모가 선물을 해주셨으니 감사할 뿐이다. 나의 계획을 어떻게 알고 이런 귀한 선물을 주셨단 말인가? 특별히 이번 시즌엔 우리가 잘 아는 반 고흐와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칼라거펠트의 작품이 전시됨으로 더욱 기대가 되었다.

검은 안경과 독특한 장갑으로 기억되는 타임지에서 패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던 분.~personality begins where comparison ends.'개성은 비교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라는 멋진 말을 하기도 했던 이.

샤넬 팬디 등 명품 브랜드의 예술감독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던 그분은 현대적인 감각에 지성적이며 섹시한 여성스러움을 나타낸 의상을 만들곤 했다.

 그분의 수많은 의상을 보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 장인의 손을 통해 나타나는 의상은 모두 독특하면서도 어쩌면 평범한 내가 특별한 날 입고 싶은 옷 같은 생각이 드니  이상한 일이다.


Vincent Van Gogh 반 고흐

작품 중 사이프러스를 주제로 한 많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방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혼잡스럽기 짝이 없었다. 반려견인 듯한 큰 개까지 합세한 것을 보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사이프러스 나무. 마치 이름다운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아름다운 선과 균형을 가졌다. 그저 곧바로 하늘로 솟아 올라가려는 듯 보이지만 어둡고 우울한 그의 인생처럼 나무의 색깔은 짙푸른 분열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살펴보자.'사이프러스 나무는 항상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것을 소재로 해바라기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쓴 후 그는 많은 사이프러스와 밀밭을 그렸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고 또 하나의 가야만 하는 곳. 90가에 위치한 성공회 (Church of heavenly rest)를 찾아 우린 구겐하임 박물관까지 걷고 자청하여 가족사진을 찍어주시는 멋진 이태리 아저씨

그리고 북유럽의 세련된 감성이 뚝 뚝 떨어지는 커플과 더불어 처치의 일부분인 식당에서 와인이 곁들인 샌드위치를 먹고  걷고 또 걸었다.

아름다운 도시 뉴♡욕.

오늘도 참 충만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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