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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Jun 27. 2023

6월의 감사

6월의 감사 (장미꽃으로 흐르리)

늘 서울의 집에서 감사의 글을 썼다. 2023년의 절반이 지난 6월. 나는 지구의 반대편에서 천둥소리가 들리고 강 건너 자리한  집의 불빛이 흘러나오는 비라보며 감사의 글을 쓴다.

올해 상반기에도  예전처럼 일도 많고 웃고 때로 슬퍼했다. 그런데 정말 슬픈 일이 일어났다. 다소  예민해진 건강의 문제도 경제적 어려움도 아니다.

그분이 갑자기  떠나셨다.

항상 힘찬 목소리로 반가운 모습을 보이시고 오히려 한참 아래인 올케의 건강을 염려하고 힘을 실어 주시곤 하던 분이 아니신가. 봄가고  여름 오듯 가을 지나 겨울 맞듯 해  뜨면 지는  찰나의 인생인 줄 알지만 준비 없이 떠나 보내는 것은 얼마나 힘들고 당혹스러운가. 하지만 놀람과  상실의 아픔으로 달려와 고인의 메모리얼 서비스를 하며 지상의  생을 마치시고 더욱 아름다운 좋은 곳으로 떠나신 것을 확신하였다. 그러셔야 마땅하다.

본인에게 인색하고 타인의 삶을 위해 헌신하던 분. 외로움을 친구로 삼고 자연 속에서 절제하며 유유자적하던 분.

고인을 추모하여  모인 안타까움으로 가득찬  이들 앞에서 평생 눈 뜨시면 바라보던  강물 위로 장미꽃으로 하염없이 떠나는 그 간은 새들도 모여들고 지상의 향기가 하늘로 오르는 듯 했다.

내가 시누님과 인연을 맺어 산 45년은 그저 큰 감사의 세월이었다. 이제 그 분의 부재 속에서 우리 가족의 기둥이신 분의 사랑의 본이 되는 삶을 기억하며 남은 날 동안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간직하려 한다.

우리는 시누님께서 마지막 시간을 딸의 가족과  함께 힘겹게 그러나  행복을 만끽하며 거니시던 허드슨강가 공원의 벤치를 구입하여 그분을 기억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년 꽃을 가꾸며 봉사하시던 파크에 그분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기로 했다.

6월의 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시누님은

 귀했고 , 귀하시며, 앞으로도 항상 감사를 품고 살아야  할 2023년의 6월의 감사의 주인공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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