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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Jul 04. 2023

이젠 떠나도 돼요(#11샌프란시스코 East  Bay)

노매드의 삶을 생각했다. 그리고 용기 없음에 부끄러웠다. 누구는 4시간 디지털로 일하고 해외 1달 살이 꿈의  여행을 떠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철저한 자기 사랑을 보이는 이에게 존경을 보냈다.


우리의 지난 날은 꿈만 있고 계획은 없이  살았다고  친구에게 고백했다. 개념 없이 살던 나는 건강보험도 국민연금도 남편의 은퇴 후에야 눈을 떴으니 말해 무엇하랴. 대화 중  아직도 유언장을 만들지 않은 것에 충격 어린 놀람의 눈길을 보낸 조카의 반응이 조금 민망했다.

 어쩌다 여행을 하게되면 늘 한 달 이상을국외에 머무르곤 한다.일종의 가족상봉이다.

 내가 한 것이 없다. 내가 애쓰며 노력한다고 했어도 큰 힘이 앞뒤에서 끌어주고 밀어주지 않았으면 오늘처럼 떠나온 내 땅의 더위는 잊고 저무는 석양의 잔디밭 뒤뜰에서 추우서 문 닫고 들어오는 일이 없지 않았을까?


 돌아보니 그저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곳의 사진을 몇 장 올리고 싶다.

꿈꾸며 계획 없이 살아온 뒤끝에 찾아온 날에 건진 남의 나라풍경이다. 

길을 가다 사슴도 보고 한가로이 풀 뜯는 목장의 말도 만나고. 멀리 야생터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뒷 뜰에 앉아  다람쥐가 높이 올라간 사과나무와  감나무. 새들이 날다 창문에 부딪친 자국을 바라보며 손 닿는 대로 집어서 입에 넣는 플럼체리(plum cherry)로 나름의 행복에 젖는다.

 산책 중에 만난 집들
 이웃의 목장

                          뒤뜰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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