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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Sep 10. 2023

사랑! 그 아름다움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 늘, 혹은 / 조병화 )

변화된 일상. 비슷한 시간에 전화를 받고 손자 손녀들의 모습에 넋을 놓고 딸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이른 아침 산책보다 더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33 개월의 손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동요도 부르고 손뼉도 치며 어릿광대 짓을 한다. 조금 이른 날엔 새벽 5시에도 그 짓?을 한다. 그리고 늘 웃음으로 다음 날을 기약한다. 14개월의 손녀는 걷는 것이 마치 달음박질하듯 종종거리며 '엄마와 어머머'를 말하고 전화기로 달려와 입맞춤을 한다. 나는 한강변을 걷다가 타인의 멋진 개를 찍어서 보낸 후 아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다음 타깃을 찾아 두리번 거린다.

우리는 멀리서 잠시 만나고 보고 웃지만 아기를 키우는 워킹맘인 딸들의 고난의 행군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1. 좋은 친구

 큰 딸에게 2시간 정도 떨어져 사는 시댁 사촌이 마침 일이 있어 근처에 가니 집에 들르겠다고 연락이 왔더란다. 문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이 아기를 잠시 돌볼터이니 딸과 사위는 바람을 쏘이고 돌아오면 어떠냐며 제안을 하여 두 사람은 4시간 정도 오랜만의 즐거운 외출을 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특별한 볼일 때문에 딸의 마을에 온 것이 아니고 딸에게 쉼을 주기 위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녀 또한 캘리포니아 주정부 변호사로 일하며 세 아이를 키우는 몹시도 바쁜 워킹맘이 아니던가. 

2. 사랑의 대 물림 

노동절 연휴엔 여름이 끝나가는 것을 느끼며 불꽃놀이로 가족들과 친지 그리고 다정한 이웃들이 모여 강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던 때가 있었다

우리는 늘 코네티컷에 있는 시누님 댁에서 만남을 갖곤 했다.

올봄 시누님이 천국에 가신 후 첫 번째 연휴.

조카는 예전처럼 작은 딸 가족과 그리고 이웃과 함께 옥수수를 삶고 핫도그를 굽고 포테이토칩과 와인을 곁들인 샐러드로 근사한 점심을 마련하여 우리의 가족 전통을 이었다. 다음 날을 위해 돌아가며 조카는 딸에게 언제라도 쉬고 싶으면 고모님의 집에 가서 지내라고 열쇠를 전해 주더란다. 그녀 또한 뉴욕의 유수한 대학교 교수이다.

3. ~엄마 할 말이 있어요~

매일 전화로 이야기하는데 하루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응~ 왜? 무슨 일? 

시누님이 세상을 뜨신 후 조카들에게 남기신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은 딸은 곧 수령하게 될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부모님과  형편이 어려운 고모님 친구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나는 가슴이 먹먹했다. 그래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음 씀이 고마웠다. 

나는 딸에게 말했다.

'네 마음은 너무 착하고 고마우나 그것은 고모가 너희에게 남기신 것이니 너희 몫이다. 정 나누고 싶으면 이웃의 친구분에게 성의를 나타내면 그분이 너무 기뻐할 것이다'. 나는 적정선을 말해주며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엄마는 지금처럼 별 다방 (Starbucks) 커피 기프트 카드면 족하다고 했다.

사회학을 전공한 딸은 어느 날 청소년 여름캠프를 다녀오더니 심리학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지금은 발달장애 어린이들을 지도하며 행복해한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배려와 사랑의 나눔이야말로 최상의 선이 아니겠는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 (늘 , 혹은 /조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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