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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by 김인영

어느 날 아침

다리가 아프다.

머리엔 싸리 눈이 쌓이고

손마디는 갈고리

새벽에 뜨는 눈은 희미한 창

거울 속 얼굴은 낯설기만 하다.


이것이 나인가?


놀랄 일 아닌데, 슬플 것도 없다.

싸한 바람이 인다.

아직이라고, 더 많이 가야 한다고.

그것은 바램인가 바람이던가.

세상사 그런 것이거늘

해는 뜨면 저물고 꽃은 피면 지는데

인생은 강물처럼 흘러가는데

흐르는 강물에 발 한번 담갔을 뿐인데


어느새 70


아직 가슴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한 발로 서는 것이 두려운 날.

커튼 뒤로 나타난 햇살.

눈부신 하루의 시작.

그래도 걸어야 한다.

사랑을 노래하리.

꿈의 둥지를 틀어야 한다.

다시 초록을 가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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