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영 Oct 01. 2024

어느 날 아침

어느 날 아침 

다리가 아프다.

머리엔 싸리 눈이 쌓이고 

손마디는 갈고리

새벽에 뜨는 눈은 희미한 창

거울 속 얼굴은 낯설기만 하다.


이것이 나인가?


놀랄 일 아닌데, 슬플 것도 없다.

싸한 바람이 인다.

아직이라고, 더 많이 가야 한다고.

그것은 바램인가 바람이던가.

세상사 그런 것이거늘

해는 뜨면 저물고 꽃은 피면 지는데

인생은 강물처럼 흘러가는데

흐르는 강물에 발 한번 담갔을 뿐인데


어느새 70


아직 가슴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한 발로 서는 것이 두려운 날.

커튼 뒤로 나타난 햇살.

눈부신 하루의 시작.

그래도 걸어야 한다.

사랑을 노래하리.

꿈의 둥지를 틀어야 한다.

다시 초록을 가꾸면서.     











작가의 이전글 파라다이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