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보내며

by 김인영


2024년은 특별했다.

칠순을 맞았고 나이 듦을 몸으로 실감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 여름을 지독히 더웠다고 기억하는 내게, 친구는 아무리 더운 여름이었지만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면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생각하니 그악스러운 뜨거운 열기에 머무르고 싶었단다.

나는 어디선가 '쿵‘하는 소리를 들었다.

친구와 나는 나이 듦이 눈앞에 놓인 높은 산임을 잘 안다.

성탄의 추억이 살아나면 한 해를 마감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꾹꾹 눌러서 더 담고 싶다.

사라지는 것들을 보내고 싶지 않고 가능하면 조금 더 채우고 싶다.

비우라고 하지만 왠지 허전하다.


우체국을 다녀왔다. 이맘때 나의 연례행사다.

익숙한 얼굴의 직원은 내게 말한다.’빵빵한 할머니를 두어서 좋겠어요'.

손자 손녀에게 보내는 소포임을 아는 까닭이다.

나는 답했다.”몸이 좀 빵빵하지요. “

우리는 함께 웃고 그녀가 뒤에서 들고 나와 살짝 건네주는

아주 길고 큰 달력을 받아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처음으로 소포 속에 반지를 살짝 넣었다. 딸들을 위한 금반지다.

그리고 반지의 안 쪽에 나는

”LOVE MOM 2024 “라고 새겨 넣었다. 금년은 특별하니까(나만 안다)

책을 함께 넣으며 첫 장에 ”그중의 제일은 사랑입니다. “라고 썼다.


2024 년 노벨 문학상으로 우리에게 놀람을 안겨준 한강 작가.

그녀는 스위스 한림원에서의 수상자 강연에서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한 것 아닐까?”라며

그녀 인생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背音(배경 음악)은 사랑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시가 보인다.


*사랑이란 어디에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을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떠나며 손짓하는 2024 년의 메아리는 내 인생의 배경 음악도

역시

사랑이어야 한다고 전하며 퍼진다.




20241208_085512.jpg?type=w1600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성의 다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