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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나들이

by 김인영


봄이 온다. 봄처녀도 아니건만 생명과 꿈을 생각하며 다가온 초록을 유심히 바라본다.

나뭇가지 어딘가에 걸려있을 숨소리를 듣고 땅 아래 흐르는 희망을 본다.

연락을 받았다.

서예가 김양동 교수님의 전시회가 자하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단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북악산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자하 미술관'은 내가 좋아하는 부암동에 자리 잡고 있다.

교수님의 작품을 2024년 인사동에서 만난 지 일 년이 채 안됐다.

평생 교직과 창작 생활을 병행하신 분.

한국 고대문화 원형 탐구에 깊은 관심을 두고 연구와 이론을 창작에 접목하여 서예와 전각 그림이 혼융된 암각화와 같은 원시적 기법으로 한국미의 원형이라고 생각하시는 빗살무늬를 작품 속에 나타내신다.

한지로 된 작품 속에서 나는 고구려 옛 고분 벽화를 만난다.

그의 손에서 고대의 문자 들이 전각으로 새겨진 것을 보며 감동한다.

과거와 현재를 종합하고 균형 잡힌 자신의 언어로 전환하시는 분.

우리 민족의 유물과 그림들을 교수님의 서체로 풀어 쓰신 글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한 작품이라도 더 가까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자상하게 창작 과정을 설명하시는 모습은 얼마나 멋지던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다.

고된 시간은 이미 사라지고 작품에 대한 사랑과 관객들의 감탄만이 자리한 그곳은 봄 아지랑이 속에 피어난 민들레 들판이었다.

귀한 저녁 식사를 함께 나눈 시간.

오랜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제법 굵은 빗소리를 듣는 최고의 상춘을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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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에

전시되어 있는 석가세존과 여덟분의 부처님.

. 한지. 먹 .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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