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의 나라 스페인 남쪽에서 만난 플라밍고는
집시들의 음악과 안달루시아의 전통음악이 만나 서민들의 애환과 슬픔을 담은 춤과 노래와 기타가 함께 어우러진 것이라 한다.
늘 생각했다
긴 머리와 붉고 검은 드레스를 입은 짙은 눈썹의 여인이 발을 구르며 손뼉을 치고 기타와 애절한 노래의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이 플라멩고 라고..
그래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라 생각했다.
저녁 식사 후 미리 예약된 곳.
와인 한 잔을 들고 입장한 공연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검정과 붉은색과 황금색, 보라색, 파란색 등의 다양한 색의 의상으로 무대를 장악한 그들.
그곳에 정열의 꽃이 피었다.
내가 생각해 온 일인 또는 2인의 적은 인원이 꾸미는 단출한 무대가 아니었다.
10명으로 구성되어 가족처럼 완벽한 호흡으로 공연하는 무대는 수 백 명 관객이 몰입하여 한 맘으로 손으로 박수를 치고 입으로 추임새를 넣고 발을 구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취할 수 있는 동작이 아님을 느꼈다.
손놀림. 발 동작 하나하나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님이 보였다. 절도 있는 무희들의 모습에 그들이 보낸 수고와 인내의 시간이 함께 배어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나만의 독창적인 허공 위의 몸짓~
그것은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작은 새의 날갯짓에서 태동된 예술의 혼이 담긴 꿈과 땀의 결정체인 것이다.
이것이 현장감 인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무희들의 격정적인 몸동작과 그들이 흘리는 땀에 나 또한 몰입이 되었다.
알아듣지 못하는 아랍어와 스페인 말이 춤으로 승화되어 내게 슬프게 다가와 뭉클하다.
빠른 동작으로 꾸며지는 무대가 우아함을 동반하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인가.
함께 나누는 공연예술을 통해 세비아에서의 잊지 못할 1시간 30분의 추억을 담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