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바빴던 여름의 한 달 반을 보내고 조용히 빈방을 자꾸 바라본다.
나의 마음을 헤아리는 듯 문자가 뜬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지는 '프리다 칼로'의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자고.
'디마떼오'의 저녁과 함께 담소를 나눈 후 110분을 몰입하며 한여름의 더위와 피로를 날려 보냈다.
영화로도 보았고 조금은 익숙한 여인의 이야기인데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기를 통해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예술가의 인생이 다가와 나를 돌아보게 했다.
멕시코의 전설적인 국민화가. 여성. 그녀의 삶은 흔히 고통 속에서 핀 환희의 삶을 그림에 담은 것이라 평한다. 1907년에 태어나 47로 생을 마친 여인.6세에 소아마비, 18세에 교통사고로 다리뼈 골절. 32번의 수술. 7 번의 척추 수술. 신앙처럼 사랑한 디에고와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결합.
그녀는 자신은 결코 꿈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을 그리는 것이라고 말하며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곤 했다. 불우한 삶과 반복되는 고통을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은 때로 오싹하고 기이하게도 느껴진다.
뮤지컬 장르인 만큼 이야기와 노래와 춤이 섞인 시간여행.
라틴,메탈록이 얽혀 4명의 여배우가 펼친 불꽃 같은 열정 어린 무대.
파워풀한 가창력과 함께하는 강렬한 무대 디자인은 화가의 언어로 채워진 붉은 심장과 자화상 등으로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디에고가 프라다 칼로의 마음을 얻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탭댄스는 '아이키'라는 댄서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관객인 우리는 환성과 더불어 박수를 치며 호흡을 함께했다.
병상의 그녀에게 다가온 저승사자는 말한다. "프라다, 내가 말했지? 삶은 네게 좋은 것만 갖다주지 않는다고" 그녀는 말한다. "인생이 그렇게 고통스럽지많은 않았어요. 돌이켜 보면 좋은 날이 더 많았어요".라고.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사랑만을 믿고 삶을 그림으로 표현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을 만나고 돌아가는 시간.
한국의 프라다 칼로라고 불리던 천경자 화가님이 떠오른다.
그악스럽던 여름은 가고 아름다운 날이 시작될 가을이 다가온다.
우리의 노래는 계속될 것이다. 인생이여 만세"라고" Viva La Vida"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