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문행클럽

by 김인영


연말의 스마트 폰은 모임으로 빼곡하다, 자신의 전화기에 1.000 명의 번호가 입력되어 있다는 분의 말씀을 듣고 잠시 어안이 벙벙했던 것을 기억한다.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밈때의 나의 일주일도 직장인 만큼 바쁜 스케줄이다.

오늘은 이른 시간부터 흐릿하던 날씨가 급기야 하늘에서 비가 오시고 늦은 이 시간까지 그치지 않은 비가 싫지 않다. 꾸물꾸물하던 오전엔 온통 회색으로 색칠된 차분함 속에 잠시 캐럴을 들었다.


오늘은 '문행 클럽'의 2025년 마지막 모임이 있는 날.

14명의 익숙하고 다정한 얼굴들과 와인을 곁들인 점심을 나누었다.

한국 최초 나폴리 피자인 전통 화덕 피자로 유명한 대학로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 '디마떼오'의 천정을 가득 메운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선물까지 서로 교환하며 각자 2025년을 보내는 1분 스피치도 했다.

이별을 앞둔 한 해의 마지막 날들을 아쉬움 속에 떠나보내며 회원님들의 대부분은 감사를 잊지 않음도 멋졌다. 높은 만족도에는 뒤에서 애쓰시는 분들이 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오늘의 와인은 회장님 께서 회원들을 위해 보내 오셨다)

문화로 행복한 여인들의 모임. " 문화생활은 삶은 바꾸지 않아도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준다."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문행 클럽의 모임은 내게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지경을 넓혀준다.

정서적 행복을 증진 시키고 삶의 의미를 확장해 준다. 일상의 리듬과 활력을 준다. 소속감으로 관계의 풍성함을 통해 고립감이 줄어든다. 이것은 문화생활과 행복의 관계로 이미 입증된 이론이기도 하다. '문행'의 만남을 통해 품위 있고 만족스런 노년의 삶을 누린다고 생각하니 더욱 애착이 간다.



식사 후 우리는 이미 약속이 되어 있는 이화장으로 빗속 나들이를 했다.

이화장은 서울시 기념물 6호로 우리가 잘 아는 이승만 대통령의 사저이었고 지금은 이승만 기념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원래는 조선의 중종 임금 때 학자'신광한'의 옛 집터였고 인조 임금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이 살던 곳이며 우리가 잘 아는 대원군이 머물렀다고도 한다.


안내를 해주시는 사무 총장님은 내리는 빗속에서 우산도 받지 않으시고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시고 반공사상의 초석을 이루신 이승만 대통령의 시대와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시는 것을 보니 나 또한 감정 이입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1948년 대한민국의 초대 내각 구성을 하신 '조각정"에 쓰신 현판에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다. 그다지 넓지 않은 정원에서 두 내외가 오고 가셨던 산책길이 눈에 밟힌다. 파란 눈의 프란체스카는 태어난 오스트리아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신다고 생전에 말씀하신 것을 나 또한 신문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시어머님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며느님께서 환대하며 우리에게 다식을 선물해 주시는 정성과 따스함을 보이시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화장을 뒤로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누가 누굴 판단하는가.

오늘의 정의가 과연 내일도 같은 자리에 있겠는가. 나는 늘 이념에 약하고 정치에 무지하다.

연말의 빗속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보이는 곳에서 각자의 취향대로 차를 마시고 오후 5시경 떠났던 곳을 찾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시인은 말했다. 저녁에 돌아갈 집이 있는 것 그것이 행복이라고.

‘문행’으로 행복하고 돌아갈 집이 있어 행복한 하루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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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님의 정성어린 경옥고와 각자 준비한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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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이 손수 만드신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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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께서 첫번 내각을 구성하셨던 조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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