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

by 김인영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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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우리는 한 편의 시를 놓고 2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연탄을 때는 곳이 있느냐며 놀라는 이 도 있었다.

잊혀져 가는 연탄을 생각하며 우리 일상이 얼마나 편한지를 확인했다.

불과 삼 사십 년 사이에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다며 긍정의 놀람을 표시했다.

우리의 표정엔 자랑스러움과 지키지 못함에 대한 지켜야만 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염려의 마음 또한 담겨있음도 보았다.

연탄의 기억에 녹아 있는 추억을 이야기했다

우리의 기억은 모두 50~60년을 거슬러간다.

그때 그 시절

연탄을 들고 언덕길을 오르다 언덕길에 넘어진 고등학교 시절의 자취생.

어머니가 연탄 50장과 김장 김치를 마련하셔야 마음을 놓으셨다는 이야기.

연탄을 아끼려고 불 구멍을 좁히기도 했다고도 하는 나로선 이해가 어려운 이야기.

신혼 살림에 연탄 가는 것이 무섭고 싫어 남편의 몫으로 넘기었다는 귀여운 새댁,

군 복무 시절 잠시 외출하여 술 한잔 마시다가 연 탄 가스에 중독이 되어

세상을 떠난 친구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시던 분.

내 기억의 한 켠에도 연탄이 있다.

등나무가 있어 오르던 집의 한 켠에 연탄광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제법 많은 양의 연탄을 쟁이시고 흐뭇해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친정 오빠가 연탄 가스에 중독되어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동치미 국물을 주시던 날도 있었다

현재 우리의 시간.

지난 12월에 '사랑의 연탄 나누기'에 자원 봉사를 하신 분들을 기억한다.

한 분이 말씀하신다. 시를 읽다 보니 과연 자신은 누군가의 연탄이 되어 보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다고..

우리 모두는 답했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2026년 우리의 벗으로 함께 나눔을 갖는

중요한 연탄 한 장."이라고, 나또한 반성한다.

나는 또 누구에게 한 장의 연탄이 되었는가.나를 태워 따스함을 주었는가.

연탄 한 장으로 행복한 시간. 따스한 마음을 나누고 반성을 하며 다음 주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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