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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희 책여울 Nov 16. 2023

어떤 어른으로 나이를 먹을까?

영화 <어른 김장하>

아는 동생한테 톡이 왔다. 넷플릭스에서 <어른 김장하>를 보고서 만나자는 뜬금없는 연락이었다. 김장하라는 어린 친구가 어른이 되는 성장을 담은 독립 영화려니 생각하고 찾아서 감상했다. 처음 시작은 시시했다. 동생의 권유가 아니었음 바로 끄고 나왔을 거다. 그런데 어느새!! 뭔가 마음속에 큰 파도가 일었다.

<어른 김장하>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장하는 어른이셨다. 그것도 진정한 어른!! 가난했던 소년 시절 한약방에서 일을 했고 우연히 한약사 시험을 보게 되어 어린 나이에 한약방을 열게 됐다. 그 한약방에서 번 돈은 세상의 구석진 곳, 허약한 곳,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 등으로 아낌없이 사용 됐다. 김장하 선생님 손길이 닿은 곳을 일일이 다 언급하기 힘들 지경이다. 형평사 운동 기념사업(100년 전 백정들의 인권 운동에서 시작) , 가정 폭력 피해 여성 보호 시설인 내일을 여는 집을 열 수 있게 하신 것만 봐도 김장하 선생님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셨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상의 낮은 곳을 등불처럼 밝혀주셨는데 정작 선생님은 자동차도 없고 늘 걸어 다니신다. 연세 많으셔 걸으실 때마다 위태롭게 보였다.


나는 어떤 모습의 어른으로 나이를 먹고 있는가 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삶의 고비마다 선택이 필요할 때, 슬며시 욕심이 생길 때 선생님을 생각할 것이다. 다큐를 보고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구입도 했다.


김장하 선생님은 자신의 일을 다큐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어른 김장하가 영화로 개봉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은 다큐로 나온 것도 불편해하셨는데 영화까지 만든 걸 어떻게 생각하실까... 왠지 나까지 불편해졌다. 그래도 진짜 어른이 그리운 분이 계시다면 선생님을 만나러 영화관을 가시면 후회하진 않을 거다. 그리고 유튜브에도 짧게 영상이 나오는데 그렇게 보는 건 안 보느니만 못하다. 넷플릭스에서 다큐로 보시거나 영화관에서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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